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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기자, PD를 정권홍보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28일 ‘G20 방송 광풍(狂風),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더 이상 기자, PD를 정권홍보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최근 G20 홍보성 보도를 비판했다.

 새노조는 성명에서 “KBS가 요즘 봇물 터진 것처럼 쏟아내고 있는 G20 관련 방송은 광풍(狂風)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며 “‘G20 서울회의’. 물론 중요한 국제행사이고 그 의미를 방송이 충분히 조명해야 하지만 지금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이른바 ‘묻지마식’ G20 방송 홍수는 그 정도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 7월3일 ‘G20 특별기획-희망로드 대장정’시리즈를 시작으로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총 12편), ‘G20 특별기획 세계정상에게 듣는다’(총 7편) 등 각종 G20 특집프로그램들을 방송했다. ‘아침마당’, ‘책읽는 밤’, ‘도전 골든벨’ 등 정규 프로그램에서도 ‘G20특집’이란 부제를 달고 관련 내용을 다뤘다. 1라디오는 G20 행사기간 중 성공예감, 라디오 정보센터 등 6개의 프로그램을 묶어 G20특집으로 꾸미고 있다.

 


 새노조는 “주간편성표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이미 방송됐거나 방송 예정인 G20 관련 특집 프로그램들이 TV만 총 60여 편, 편성시간으로는 무려 약 3300분”이라며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G20 홍보 스팟과 일일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까지 합하면 그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쯤 되면 거의 쓰나미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노조는 “권력에 대한 아부도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지난 봄에도 천안함 사건을 KBS가 앞장서 모금운동까지 해가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국민들의 반발만 불러 일으켜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 심판론에 부채질만 했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라고 반문했다.

 새노조는  “김인규 사장 취임 후 각종 돌발성 관제 특집 프로그램에 기자와 PD들이 동원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 일선 제작자들은 사상초유의 특집 ‘폭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충분한 토의와 계획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편성이 떨어지면서 정규프로그램마저 졸속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새노조는 “해마다 몇 차례씩 열리는 G20 정상회의 개최를 당장이라도 선진국이 된 것인양 요란을 떠는 것도 문제지만, G20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정권 홍보를 위해 KBS가 앞장서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새노조는 “KBS에서 정권부역의 부끄러운 역사는 80년대로 족하다”며 “더 이상 KBS를 정권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고, 더 이상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