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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리즈=====/김정섭의 미디어토크

[미디어스타] 공영방송의 '아이콘' 이지애 아나운서

· 대학 1학년부터 꿈을 향해 달린 '성신여대의 전설'

                                                        ▲ 이지애 아나운서 (KBS제공)


5년차에 공영방송 '아이콘'으로 뜨다

이지애 아나운서(29)는 요즘 공영방송 KBS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품격 있고 정제된 이미지와 바른 언어구사력으로 공영방송의 이상적 가치를 보여준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현재 KBS 아나운서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생 정보통>과 <감성다큐 미지수>, 예능 프로그램인 <세대공감 토요일>, KBS 2FM 라디오 <이지애의 상쾌한 아침> 등을 통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고 있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고작 입사 5년차에 불과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현무, 농구선수 서장훈과 결혼한 오정연, 배우의 길을 가겠다며 2008년 사직한 최송현 전 아나운서 등과 함께 2006년 KBS 공채 32기로 입사했다. KBS 강릉방송국에서 1년 여 간 근무하다 2007년 4월 서울로 옮겨온 뒤 3년이 조금 더 흘렀을 뿐이다.
 
그 길지 않은 기간 동안 그는 아주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KBS 1TV <스포츠뉴스>와 <일요 스포츠 쇼> 등 스포츠 방송도 맡았고, 1TV <6시 내 고향>, <문화지대>, <남북의 창>, 2TV <생방송 세상의 아침> 등 생활문화와 시사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러던 그가 방송가 용어로 ‘빵 터진’ 것은 노현정, 백승주, 최송현 아나운서의 뒤를 이어 2TV <상상 더하기-시즌 2> MC에 발탁되면서. 이 방송을 통해 그의 단아한 매력이 부각되면서 드디어 KBS를 대표하는 스타 아나운서의 반열에 올랐다. 이 여파로 2008년에는 ‘KBS 연예대상-쇼오락 MC 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았고, 최근 결혼 예고에 인터넷 조회가 폭증할 만큼 두터운 팬덤도 형성하게 됐다.


좀처럼 '안티'가 안 생기는 'MC 캐스팅 1순위 아나운서'
 

                                                             ▲ 이지애 아나운서 (KBS제공)

이지애 아나운서가 사내 프로듀서들로부터 ‘MC 캐스팅 1순위 아나운서’로 꼽히게 된 것은 정제된 이미지와 가식 없는 제스처를 통한 시청자 흡인력, 유연한 방송 감각, 스텝들과의 친화력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그의 이미지는 맑고 단아하다. 웃음과 제스처는 온화하고 편안하다.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좀처럼 ‘안티’가 생기지 않는다. 그는 또 표준 한국어 연구의 권위자인 KBS 한국어부의 아나운서 선배들이 칭찬할 정도로 적확한 표준어 구사 능력을 보여 준다.

아직 20대인 나이에 비해 놀랍도록 침착하고 차분한 진행 태도, 자연스런 임기응변, 연출자와 카메라 감독 등 스텝들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태도도 그를 돋보이게 한다. 스타로 부상했지만 인기에 영합하거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극적인 쇼맨십을 보이는 일도 없다.

그의 이런 품성과 능력은 타고난 것일까? 사실은 엄청난 노력과 수련의 결과라고 한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순간부터 아나운서 진출을 준비했다고 한다. 어려운 방송사 관문을 뚫으려면 자신을 철저하게 객관화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고,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시야를 넓혀야겠다고 결심했다. 특히 출신 학교나 배경에서 크게 내세울 것이 없기에, 더욱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열정과 성실성으로 무장한 '독종'

그는 전공인 정치외교학 외에 심리학을 복수 전공했고, 그러면서도 높은 학점을 유지하며 조기 졸업 목표를 달성했다. 늘 장학금으로 공부했고, 교환학생으로 해외에서 공부할 기회도 얻었다. 곁눈질 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를 친구들은 ‘독종’이라고 불렀다.

입사시험을 위한 스터디그룹을 꾸리고, 아나운서 실무를 가르치는 학원에도 부지런히 다녔다. 말만 매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력과 사고력, 글 솜씨를 갖춘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한 언론사의 명예기자로 열심히 활약하기도 했다. 이런 열정과 성실성은 성신여대의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과정에서 조기졸업, 장학금, 교환학생 등의 경험을 적극 부각시킨 끝에 KBS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는 “나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통해 성실성, 적극성, 잠재력 등을 강조한 것이 합격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입사 지원서에 과연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먼저 충분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이지애 아나운서는 최근 ‘바른 생활 사나이’로 불리는 MBC 김정근 아나운서와의 결혼 계획을 발표해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국내 ‘방송인 부부 클럽’에 새 멤버로 가입하는 셈이다. 부부 아나운서인 유협(SBS)·이혜영(전 MBC), 손석희·신현숙(전 MBC), 손범수·진양혜(전 KBS), 박명규(CBS)·지승신(평화방송), 최대현(MBC)·박성화(전 강원민방 GTB), 한석준(KBS)·김미진(전 한국경제TV), 최동석(KBS)·박지윤(전 KBS) 등이 기존 멤버들이다. 같은 길을 가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더 멋지게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정섭 /성신여대 방송영상저널리즘스쿨 원장/前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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