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과 관련, 국내에서 방송 금지 대상인 일본 오락 프로그램의 개방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편 사업 추진을 위해 일본 오락 프로그램의 금지를 풀려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탐지되고 있다”며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단 일본 오락 프로그램을 싸게 들여와 이익을 챙기려는 사업자들의 아이디어가 정부 쪽에 전달되는 것 같고, 정부 쪽에서도 압박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1998년 1차 일본 문화개방을 한 이후 단계적으로 개방 폭을 넓혀와 2004년 4차 문화개방 때 대부분을 개방했다. 하지만 15세 이상 관람가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은 지상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TV에서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양 위원은 “저급하고 난삽한 일본 오락 프로가 수입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매국 행위에 대해 심각히 경계하고 있고, 이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작가도 스텝도 감독도 배우조차 없게 된 대만 사례를 잘 봐야 한다”며 “종편이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작 비율을 지상파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종편은 국내 제작 60%, 외국 프로그램은 40%까지 편성할 수 있다. 뉴스 편성 비율 20%를 빼면, 국내 제작과 수입 프로그램은 1대1 편성 구조를 가지게 된다.
 양 위원은 “종편은 한개가 선정되어도 사업이 망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일본 오락 프로그램 개방과 방송금지 광고품목 해제 같은 특혜 조치들이 논의되는 것”이라며 “방통위 안팎의 보이지 않는 세력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억지로 영양제를 먹여 어른으로 만드려는 단기 속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종편 선정의 쟁점인 개수와 관련, 양 위원은 “최소 1개를 잡고 종편을 풀어내는 게 맞다”며 “2~3개 고려는 기본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은 정치적 보은이고, 정실적인 방송 허가 행태를 보여주는 얕은 수”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2~3개의 종편이 선정되는 것”이라며 “두개 이상 종편은 정부가 애초 내세운 글로벌 미디어 그룹 만들기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종편을 1개 선정할 게 아니라면, 글로벌 미디어 그룹 만들기란 정책 목표를 포기하고 다양한 시청권 학보와 채널 선택권 확장 차원에서 종편 신청 회사에 다 허가를 주는 게 원론적으로 맞다”며 “그들이 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하든, 새로운 경쟁력을 갖든 말든 그것은 시장에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모·선정 절차에 대해 양 위원은 “지금 방통위는 종편 사업 계획서 작성 시간을 한달 밖에 안 주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이해하려면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지우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여권은 종편·보도 PP가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가고 채널의 다양성, 여론의 다양성을 내세우며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계획서가 단순 요식 행위나 논술 시험 같은 게 아니라면 사업자들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합당한 사업계획서를 제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에 계류중인 언론법 부작위 소송과 관련) 헌재 선고 이후 선정 공모가 나가야 하고, 선정 공모 과정에서 사업계획서 작성 기간을 최소 3개월을 해야 작문이 아닌 실현 가능한 계획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방통위가 제시한 자본금 3000억원 기준과 관련, “지상파는 평균 1년에 4000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써 많아야 평균 시청률 10% 정도 나온다”며 “1년에 3000억원은 터무니 없이 낮은 액수로 첫해 투입 자본금 3000억원, 둘째해 2000억원, 셋째해 1000억원으로 잡아 재허가 기간까지 최소 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한국 광고시장이나 미디어 환경 자체가 SBS가 나왔던 20년 전과 비교할 수 없다”며 “그 때는 아날로그 체제고 지금은 디지털 체제에다 하이 데피니션(HD), 울트라 데피니션(UDTV)까지 나와 있는 상황인데, 산술적으로 16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여권의 일자리 창출 주장과 관련, “정부 여당은 종편 5년만에 1만6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했지만, SBS가지 지난 10년 동안 고용한 정규직은 2000명 뿐”이라며 “SBS의 3분의 1도 안되는 조직이 어느 세월에 1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1만 6000명 일자리 창출 같은) 거짓말을 한 고위층 사람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주·창원 MBC의 통폐합 문제에 대해 “절차적으로 최소한의 설명회 조차 거치지 않은 MBC의 일방적인 주총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비민주성은 사법적으로 판단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결함”이라고 말했다. 또 “통폐합은 정권의 MBC 민영화 기도의 출발점”이라며 “지역 MBC를 팔아서 서울 MBC를 강화시키고, 지역 MBC를 통폐합해 발생하는 광고 잉여분을 종편에게 흘려보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또 방송의 의제 설정 능력 상실과 관련, “현 정부는 KBS나 MBC를 장악한 결과는 비판적 프로그램 폐지, 편향적 보도도 나타나고 있고, 시민사회나 야당의 주장이 핵심 의제로 설정되지 않고 있다”며 “3명의 환경단체 운동가들의 4대강 반대 고공농성이 단신 조차도 보도되지 않는 기막힌 현실이 이를 반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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