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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옴부즈만

타블로 사건 확대 재생산시킨 포털 뉴스(경향신문 독자기고)

이지은, 이화여대 4년
 
 콩고 민주공화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아동 마녀 사냥이 급증 했다. 장애인이거나 외모가 특이한 아이는 마녀라는 이름으로 학대받고 퇴마 의식을 받아야 한다. 아이를 심하게 가격하거나, 불에 지져서 신체 영구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그 배후에는 퇴마의식을 하고 돈을 버는 사이비 종교인들이 있다. 피폐해진 경제로 직업이 없는 그들은 돈을 목적으로 더 많은 아동 마녀들을 만들어 낸다.


 타블로 사건의 배후에도, 이것을 확대 재생산 하여 국민적 관심거리로 부상시킨 포털뉴스가 있다. 처음 ‘왓비컴즈’가 학력 의혹을 제기했을 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포털 뉴스는 이것에 대한 철저한 확인 규명 없이,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기사를 내보냈다. 계속된 뉴스는 결국 네티즌 사이의 뜨거운 진실 공방을 일으켰다.

 
 이것은 포털뉴스가 원래 목적을 잃고 네티즌의 클릭과 댓글 유도에만 집중한 결과다. ‘타진요’카페 회원 수를 10만 명 이상으로 확장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역설적으로 포털뉴스다. 그들은 ‘타진요’에서 나오는 유언비어들을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마치, 흥미로운 복싱 경기의 중개자처럼 ‘타진요’와 타블로의 주장을 네티즌들에게 전하기에 바빴다. 독자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의 존재 이유와, 타블로의 인권에 대한 고민은 생략된 채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인터넷 발달로 포털뉴스 영향력이 커짐과 동시에 그 역기능 또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네티즌의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사회적 여론 환기가 필요한 정치 사회면은 뒷전으로 밀리고 기사의 대부분을 가십성 연예뉴스에 할당하고 있다. 내용과 전혀 상관도 없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기도 한다.


 제2, 3의 타블로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포털뉴스는 철저한 취재과정을 통해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 연예인이 트위터나 미니홈피에 올린 글, 인기 방송의 줄거리 등에 대한 기사만 올리는 무사안일주의와 황색언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자는 ‘타진요’에 올라온 글을 그대로 기사에 실어서는 안되었다. 직접 발로 뛰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랬다면 타블로와 가족들이 상처 받는 일도, 이 사건에 검찰이 동원되거나 MBC스페셜이 제작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인권침해와 함께 사회적 낭비다. 문제를 악화시킴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세력이 있다는 점에서 콩고 아동 마녀사냥과 타블로 사건은 묘하게 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