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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보+보도자료

김인규사장 지시로 급조한 KBS 군인 발열조끼 성금모금 프로

KBS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가 최근 방영된 ‘<특별생방송> 대한민국 국군, 우리가 응원합니다’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아래는 전문

  계도 관제 앵벌이 사이의 아찔한 곡예방송

최근 TV에 시간을 거꾸로 돌린 것 같은, 70년대 ‘배달의 기수’를 연상하게 하는 계도성 모금 방송이 등장했다. 지난 14일 KBS는 1TV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특별생방송 -대한민국 국군, 우리가 응원합니다.’를 방송했다. 전방에서 추위에 고생을 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이른바 ‘발열조끼’를 보내자는 것이다.

경품까지 내건 격려 문자 보내기 행사에 4천 5백여 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본사 시청자 광장에서 8천여 만 원이 모이는 등 6천여 건의 ARS성금 전화까지 합쳐 모두 2억 원이 모였다고 한다.

이번 생방송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출연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성금을 보탰다. 하지만 제 1야당인 민주당은 출연을 고사했다고 한다. 기계적 중립을 못 맞추면 불공정방송 아니냐는 논리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오해받기는 딱 좋게 됐다.


자식들의 병역면제 이력 때문에 곤욕을 치른 이회창 씨에 이어 소재 불명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이력에다 이른바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예능감각까지 뽐낸 안상수 씨 등 병역 얘기가 나올 때마나 이른바 세간의 ‘껌’이 되고 있는 화제인물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바라보는 내, 외부의 평가는 우선 ‘뜬금없다’는 것이다. ‘국군의 날’도 아니고 연말도 지났는데 웬 모금방송이냐는 것이다. 더구나 구제역 창궐로 전국의 축산농가와 일선 공무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왜 방위성금 모금 방송인가?

이 같은 뜬금없는 모금 방송은 김인규 사장의 지시로 급조됐다. 사장은 얼마 전 교양국 PD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국군 특집 방송은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고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선 방송법에 규정한 ‘방송 편성의 독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다. 물론 사장은 아이디어만 제공했고, 제작 여부는 해당 본부가 ‘알아서’ 결정했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KBS내에 사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무시해버릴 간부가 몇 명이나 될까? 사장을 비판한 사내 게시판 댓글조차 살벌한 징계로 화답하는 현 KBS 분위기에서 사장의 말 한마디는 거부할 없는 사실상의 ‘교시’가 아닌가?

문제는 또 있다. 마땅히 정부 예산으로 해야 하는 일을 왜 공영방송사가 앞장 서 서민들의 호주머니 돈을 털어서 대신하려고 하는가? 게다가 연평도 사건 이후 현 MB정권에 대해 ‘안보무능 정권’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공영방송 KBS가 나서서 국군들의 ‘옷을 사 입히자’는 모금방송까지 하자 안팎에서 갖가지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방위성금 모금방송은 공영방송사가 할 짓이 아니다. 김인규 사장이 입버릇처럼 칭찬하는 일본 공영방송 NHK가 ‘자위대’를 위해 모금방송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김 사장이 ‘K-View‘라는 아이디어까지 훔쳐(?)오며 닮고자 하는 BBC가 영국 군인들을 위해 모금 방송을 했다는 얘기는 더욱 듣지 못했다. 2차 대전 당시 전황을 유리하게만 전하는 영국 정부에 맞서 BBC가 가감 없는 정확한 전황을 전달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는 ’사실‘이 김인규 사장에게는 확인하기 어려운 ’전설‘로만 들리는가?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처럼 대형 ‘계도성’ 아이템이 급조돼 방송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G-20 특집 방송’이 그랬고 ‘천안함 희생자 성금 모금 방송’ 그랬다. 관제 방송으로 오해받기 딱 좋은 프로그램을 사장이 앞장서서 지시하는 방송사, 바로 KBS의 현주소이다.

오는 1월 21일 모금 방송을 또 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공영방송사가 해야 할 일은 국군 모금 방송이 아니다. 차라리 ‘구제역’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함께 생각해보는 방송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