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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특보사장·정권나팔수 노릇… KBS 수신료 절대 못올려

  KBS 이사회가 29일 정기이사회에서 KBS 수신료 인상을 강행 처리할 조짐을 보이자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 예정된 이사회에서 현행 2500원인 KBS수신료를 4600원(2100원 인상)이나 3500원(1000원)으로 인상하려는 안을 상정했다.

 KBS 이사회 여당 추천 이사들은 4600원, 야당 추천 이사들은 KBS의 공정성·독립성 자구노력 요건 충족을 전제로 3500원 인상 논의에 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시 ‘수신료납부거부운동’을 예고하고, 1인 릴레이 시위에 돌입하는 등 수신료 인상 저지 강도를 높이고 있다.

 50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은 29일 낮 12시부터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를 시작으로 KBS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KBS이사회의 수신료 인상 추진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성명에서 “1000원이든 2000원이든 현재 상태에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며 “공영방송의 시스템은 붕괴되고, ‘특보사장’ 아래 정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고 있는 KBS가 무슨 수신료 인상을 운운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국민행동은 최근 KBS의 ‘친정권’ 보도 행태도 아울러 비판했다.

 이들은 “물가폭등, 전세 폭등으로 서민들의 등골이 휘어지는 이때 KBS는 추석연휴 첫날 대통령 내외를 토크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인간적 모습’을 부각해주고, 정권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G20’을 띄워주며, 총리 후보자의 허물을 덮고 물타기 하는 데에나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KB

S를 위해 가뜩이나 얄팍해진 국민의 지갑을 열라고 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말했다.
 국민행동은 “수신료 인상 논의는 권력에 장악된 KBS를 정상적인 공영방송으로서 되돌린 후,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만의 하나 KBS 이사회가 지금 상태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TV 수신료 인상 날치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이름의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는 ‘선(先)인상 후(後)개혁’안에 대해 “선인상 후개혁 논거로 등장하는 공정성 논란은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고, 결국 수신료의 현실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정권에 따라 잣대가 바뀔 수 있는 공허한 가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언론노조는 “방송의 공정성은 경영과 편성의 분리, 이에 근거한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가치”라며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내부의 견제 감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최근 KBS 교향악단 관련 부서장들의 추문, 안전관리팀 비리 은폐 의혹, 뉴라이트 이념을 설파하기 위한 이승만 특집 다큐멘터리 준비 등 공영성 상실과 정권 코드 맞추기(기사보기) 등을 거론하며 “지난 7월 KBS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언론노조 KBS본부의 29일간의 투쟁 이후에도 KBS 사측은 아무런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KBS 이사회가 올해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수신료 인상안의 심의 의결을 날치기 강행한다면, 언론노동자와 시민단체, 야당의 연대투쟁은 물론, 수신료납부거부운동을 포함한 전국민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입력 : 2010-09-29 15:55:28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