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와 수용자가 나누는 대화, 그 대화의 중심을 생각하겠습니다.
석간 경향
2010년 9월 16일 창간 제174호 칠석판 Media.Khan.Kr (Noribang) 2013년 8월 13일 화요일
오늘은 견우와 직녀가 1년만에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석(七夕)'입니다.
어렸을 때는 그네들이 만나려 다리를 만들다가 머리털까지 빠진다는
까치와 까마귀들은 어제오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싶기도 했지요.
실제로 우주에는 견우성과 직녀성이라고 이름붙여진 별이 있는데,
서로 몇 광년(1광년 ≒ 10조km)씩 떨어져 있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 하여 더 안타깝게 합니다.
지난 한 주일 동안은 무더위형 전력 위기, 국정원 개혁 촛불시위, 중산층 세금 인상과 재검토,
일본 원전 방사능수 유출 등등의 문제로 마음을 쓰게 하는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세상에 상쾌하고 청량한 소식들도 없겠습니까만, 경향신문은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잘 살피고...
그걸 해결해서 백성들의 아픔을 줄여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연인을 기다리며 애를 태운다는 이들도 하늘에만 머무르지는 않겠지요.
이 땅에도 좀 더 희망차고 행복한 이야기를 연인처럼 기다리는 또 다른 견우와 직녀들이 많기에...
1년이 아닌 가끔씩이라도 희망을 만날 길이 보이기를 바랍니다.
그 길을 벗삼아 같이 가 줄 까마귀와 까치들은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다르겠지만요.
오늘은 의미도 있고 재미있었던 이야기 세 편부터 소개할까 합니다.
[한기호의 다독다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0년 인기의 비결
< (전략) 영상시대는 시청각의 시대입니다. ‘듣는’ 행위는 ‘말하는’ 행위와 연결됩니다. 말하는 이는 듣는 이와 대면하면서 눈높이를 맞추어야 합니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물과 사건의 형태인 적절한 사례(팩트)를 잘 제시해야 합니다.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사례여야 이해가 쉽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중이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시대입니다. 활자문화 시대에는 만인이 우러러보게 만드는 ‘문체’가 중시됐지만 지금은 단숨에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합니다. 소설이라고 다르지 않겠지요? 올해 여름에 인기를 끄는 소설도 이야기성이 강한 것 일색입니다. 트위터의 짧은 문장도 영화 한 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을 수 있습니다. (후략) >
=> 소설이나 담화와 성격은 다르지만, 신문 기사와 의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 사람들의 감수성이 어디로 향해있는가를 기본으로 깔고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 (전략) #8월9~12일 트위터
“조원동 수석은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한다. 국민이 무슨 사육하는 가금류냐?” “국민이 잡아먹을 거위라니! 어디 내 깃털 하나라도 건드려봐라!” “그 거위 깃털 잘못 뽑다 일어난 게 프랑스혁명이다. 더욱이 당시 프랑스는 귀족 면세국가였다.” “국민을 거위에 비유하는 발상의 기저에 뭐가 있는지 다 알겠다.” “황금알 낳는 1% 거위는 보호하고, 일하는 99% 거위들은 깃털을 뽑으시겠다.” “청와대는 털 뽑힌 거위들의 심정 아나. 조원동 즉각 해임하라.” “주도층이기 때문에 세금을 더 걷을 수 없다는 나성린 의원 발언에 찬사를 보낸다. 이토록 선명하게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보여준 사람은 없었다.” “주도층이 더 안 내는데, 주도층도 아닌 사람들이 왜 더 내야 하는 거죠?” “왜 십시일반을 ‘유리알 지갑’들만 해야 하냐고?” “십시일반 발언 참 잘했다. 3500만원 임노동자에게 13만원이라면 3500억원 재벌에게는 13억원. 재벌들끼리 13억원씩 십시일반 하면 되겠네.” (후략) >
=> '경제 관념'은 계층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서민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돈을 다루는 '정치'를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전략) 서울시내에서 심야에 택시 잡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서울 택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택시가 밤 늦게 운행하는 것을 꺼리는 데 있다. 매일 운행하는 약 3만2000대의 개인택시 중 1만대가량이 밤 10시 이후 운행을 중단하고 귀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택시 종사자의 평균연령이 58세로 많은 탓이다. 심야시간 조정은 결국 이들에게 돈을 더 벌 수 있으니 운행시간을 연장하라고 ‘유혹’하는 것이니 그 효과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서울시가 시민의 택시 승차난 완화를 위해서라면 시행 중인 심야전용 택시나 심야버스 운행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잘 짜여진 대중교통이 끊기는 밤 늦게까지 술을 즐기는 문화도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
=>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날 때, 새벽에 택시를 잡다 보면
"새벽 시간에도 버스나 전철을 많이 운행하면 되지 않을까? 교대제로 하고 근무 여건을 제대로 보장하면
될 것 같은데... 택시 할증 요금은 비싼데 승차 거부는 왜 이렇게 많을까..." 등등의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심야의 교통은 '택시 및 그 종사자'가 생존하여 분담한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과연 곳곳에 집이 퍼져있고, 심야에도 다닐 일이 있는 현대의 '대중'에게 적절한가를 떠올려 보면...
나아가, 여적의 마지막 문장처럼 '밤 늦은 유흥 문화'도 좀 적당히 하고 숙면을 취하는 것도
사람의 맑은 정신 유지와 가정의 안녕을 위해 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소소한 기삿거리]
[단독] '중국판 밀실살인'에 갇혀있던 385일…"7500만원 배상하라"
<ㄱ씨가 살인혐의를 받게 된 사건은 그로부터 한달 뒤인 6월 16일 발생했다. 아파트에 괴한들이 침입해 ㄴ씨와 격투를 벌이다 흉기로 ㄴ씨의 머리와 가슴, 팔, 다리 등을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것이다. ㄴ씨는 과다출혈로 결국 사망했다. (중략)
또 ㄱ씨는 괴한들 역시 면식범으로 ㄴ씨의 내연녀의 남편과 그 지인들이라고 주장했다. 치정에 의한 살인이었기 때문에
ㄴ씨는 죽이지 않고 살려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 기사 서두부터 보면 죽은 사람은 ㄴ씨이며, 죽이지 않고 살려둔 사람은 ㄱ씨입니다.
=>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사진을 보고 놀랐다는 댓글이 종종 보였습니다.
독자들의 감각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는 상당히 유용할 수 있겠지요.
다만 이러한 방식이 어디까지 가능할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같습니다.
<엄연히 법원 판결 전까지는 모든 피의자에 대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 대한민국 사법체계는 논외로 하더라도모든 경마 소비자를 학생들에게 해코지할 수 있는 잠재적 범죄자로 단정 짓고, 학생들까지 반대 집회에 참여시키는 어른들의 모습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 하더라도 모든
=> 글을 모두 읽고 나서, 기고한 분이 경마공원 마주협회장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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