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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뉴스

위키리크스와 언론 2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공개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르몽드, 독일의 슈피겔, 스페인의 엘파이스 등 5개 언론사에게 미리 문건을 건네줬습니다. 이번 폭로를 두고 각국 정부들이 거센 항의를 하고 위키리크스 사이트가 디도스 공격을 받는 한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에 대해서 성폭행 혐의로 인터폴에서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5개 언론사는 이번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공개한 데 대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총족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고, 어산지 역시 자신을 ‘언론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저널리즘이 될 수 있는지 논란이 되는 동시에, 5개 언론사가 국가기밀 사항을 폭로한 것을 두고도 비난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언론사들은 전문이 국익에 해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자세히 검토해서 비밀 정보원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가 안보에 해가될 수 있는 내용은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는데요. 앞TJ 위키리크스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전과 관련한 기밀문건을 공개하면서 무고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실제로 전문 가운데는 사람의 이름을 xxxxx로 표기하는 부분이 상당히 보입니다.

또 이는 이번 공대 대상 문건에는 최고급 비밀(TOP SECRET)는 빠져있다는 의미입니다. 역으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건 공개에 이같은 파장이 일고 있는데, 미국 정부와 또 다른 나라 정부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각국 언론사들은 자국과 관련한 전문을 보도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도 북한과 중국, 한국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을 이번 문건을 근거해 보도했습니다. 한국 관련 문건은 이제 8건정도이니, 1900여개 공개될 대상에서 아주 새털같은 부분만 공개된 상황입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일 위키리크스 웹사이트(wikileaks.org 또는 cablegate.wikileaks.org)의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대사관의 전문 중에는 중국 인사들과 북한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담겨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이날 중국의 준관영 신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 공개 파장과 관련해 우려의 뜻을 표시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이 신문은 ‘위키리크스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키리크스 활동이 중국을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언론.출판 자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가 불붙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신문은 이번 미 국무부 기밀문서 폭로가 공익에 득이 될지 아니면 단순히 외교관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제 관계에 위기를 초래하며 대테러전을 더욱 혼란에 빠뜨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라고 전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입장은 “선량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칭찬받을 행위가 아니며 국가간 평화로운 관계를 방해하는 것은 용감한 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엘리엇 에이브럼스는 이번 사태로 해외 정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것은 우리의 기밀들이 아니다. 이는 모두 다른 사람들의 기밀”이라고 말했구요.

반면 열린 정부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미과학자연맹(FAS)의 정부기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티븐 애프터굿 소장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북한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는 등 공익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도 포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잠재적으로 매우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외교전문이 유출됐다며 “국가로서 외교나 정보 수집 등을 진행하려면 우리는 보안을 유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외교 협상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고요.


어산지에 대해 인터폴이 수사 경보를 내린 뒤, 영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산지를 영국 당국이 3일 체포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편 이날 위키리크스에 도메인을 제공하던 업체 에브리 dns는 자사의 다른 네트워크도 디도스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도메인 서비스를 중단해 6시간 동안 위키리크스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곧 스위스로 서버를 옮겨 wikileaks.ch 로 새 도메인으로 옮겼습니다. 아마존닷컴도 서버를 제공하다 비난이 거세지자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공개 속도가 느려지고 있습니다. 25만여건 중에 현재(3일 오후 7시) 667건 정도만 공개됐고, 사이트 접속도 원활한 편은 아닙니다. 5개 언론사도 내용 공개를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과연 25만여건이 제대로 완전히 공개될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도 후폭풍이 거센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다음 폭로대상은 미국의 거대 은행이라고 밝혔는데요, 그것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