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칼럼+옴부즈만

해고 수단으로 쓰이는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최진봉 |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계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계정이 없다고 하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위 인터넷 마당발들이 각광받는 세상이다.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는 이러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린 개인적인 사진이나 사생활 정보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이 많다. 무심코 올린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들이 법적소송으로까지 번지는가 하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고, 승진이나 은행 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밀러스빌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졸업을 앞둔 24세의 예비교사 스테이시 스니더(사진)는 갑자기 학교로부터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테이시가 교사 자격증을 받지 못하게 된 이유는 그녀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무심코 올린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스테이스가 마이스페이스 사이트에 올린 것으로, 파티에서 해적모자를 쓰고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었다. 스테이시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문제의 사진을 본 학교 관계자들은 스테이시가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교사 자격증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국 자신의 일상을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린 단 한 장의 사진 때문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스테이시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한 여성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응급의료기사로 근무하던 다운마리 소자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직장 상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동료 직원들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교환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다운마리가 근무하던 회사는 자체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의 배포와 토론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페이스북이 더 이상 개인 간의 사적인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회사의 75%가 입사지원자를 심사할 때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지원자의 성향이나 생활태도, 그리고 능력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중 70%는 실제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근거로 채용에서 탈락시키거나 진급에서 누락시킨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린 정보나 사진이 이용자들의 실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소셜 네트워킹 이용자들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린 글이나 인터넷 검색 및 구매정보 등을 이용해 데이터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적하여 정보를 뽑아내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mg)’의 표적이 되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무심코 올린 사소한 글이나 사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 마이닝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자료들은 훗날 자신을 괴롭히는 굴레가 되거나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이용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20년 후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사생활 정보 때문에 생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자신의 이름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