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시리즈=====/Noribang의 석간 경향

23. 경향만화 <장도리>에 치는 단도리(?!)



the Classic 삽입곡 - [사랑하면 할 수록]



들어가기에 앞서... 보도 이야기를 간략히 하고 넘어갑니다.


- 손충무 인사이더 월드 발행인의 부고 기사에서,
왜 그가 '미국에 망명 중이었는지를' 보충 설명했으면 합니다.
특히 경향신문과 인연이 있다면, 일화를 몇 가지 넣어도 좋았으리라 봅니다.



- 트위터의 모 분이, 경향신문이 매일 소개하는 <책읽는 경향>이 너무 현학적이라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저도 올해 들어, '한국작가회의'와 문학 작가분들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점점 <책읽는 경향>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물론, 복잡하고 깊은, 곱씹어 음미할 수 있는 내용의 책 소개도 좋지만,
일반인들에게 책과 현실이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좀 더 많이 주면 어떨까 하는 바람입니다.


- 재미로 챙겨보는 '오늘의 운세'로, 때로는 운세가 잘 맞아서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주의할 사람'으로만 분류되는지 조금 신기합니다.
청년층은 항상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 는 뜻이기를 바라지만, 좀 박한 것같아서 아쉽습니다~ ㅎㅎ


=> 디지털뉴스의 '낚시성 기사'에 대해 비판적인 댓글이 게재되었습니다.
일희일비할 사안도 아니고, 재미를 추구하는 기사도 존재해야겠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 인터넷상에 표현되고, 나아가 신문사의 인상에 영향을 주는가를 고려해서,
좀 더 생각하면 '신문사 전체가' 받는 영향을 줄이리라 생각합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경향신문에
 '청개구리'를 그렸던 김판국 화백의 작별 만평.
(1994.10.16 - Naver 옛날신문)
그래도 이건 독자와 인사를 할 기회가 있었으니...
  
 

1994년 10월 17일부터 1995년 2월 5일까지, 경향신문 23면에 자리잡고
시사만평의 기능을 하였던 최정묵 화백의 '부싯돌'입니다.
상기한 만평은 1995.2.5 마지막 만평이었지요.(Naver 옛날신문)
<부싯돌>은 만 4개월이 채 되기 전에 끝나서, 
직전의 <청개구리>에 비해 매우 단명한 만평이었습니다.
심지어 작별인사의 기회를 갖지 못 해서... 아쉬운 감도 있었군요. 그리고...




(Naver 옛날신문 - 1995년 2월 6일)

1995년 2월 6일 뜬금없이 경향신문 1면에 소개되었던 기사입니다.

기사의 일부를 한 번 가로쓰기 방식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새 시사만평 [장도리] 오늘부터 연재
23면에 신예 박순찬 화백 촌철살인 풍자
..........

[장도리]가 경향신문 독자에게 첫 인사를 드립니다.
21세기를 독자와 함께 열어가고 있는 경향신문은 
사회면 시사만화 [부싯돌]의 연재를 5일자로 끝내고
6일부터 [장도리]를 선보입니다.

평범한 봉급 생활자 [장도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새 연재만화는
그날 그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네 컷의 그림과 짤막한 대화 속에 압축시켜
독자에게 전달해드릴 것입니다.

장도리는 못을 빼거나 박을 때 쓰는 연장입니다.
경향신문의 새 시사만화 주인공 [장도리]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석구석을 찾아내 
정의가 승리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장도리]를 집필하는 박순찬 화백은 신세대 감각이 뛰어난 신인으로
세필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시사만화의 생명인 촌철살인의 대사를 이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후략)



'사고(社告)'의 형식으로 나와있어서 
어떤 분이 상기한 기사를 작성했는지는 모르지만,
[장도리]에 어지간히 기대를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 <부싯돌>이 급하게 끝난 사연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그 이후, 장도리 씨는 점차 지면상의 세상을 겪으면서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던지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리고, 체형이 들쑥날쑥 변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젊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


작년에 출판되어 저도 한 부 소장하고 있는,
[삽질 공화국에 장도리를 날려라]는 
그 결정판 중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제가 인상적으로 읽었던 '장도리'는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이고,
예전의 만평을 감상할 때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 해서
한참 동안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5년 동안, 수천 장의 만평 중에서,
특히 인상을 받았던 몇 가지 그림만 이야기하려 합니다.



(Naver 옛날신문 - 1995.2.6)

공식적인 장도리 연재물 1호입니다.
옆에 나온 사회면 기사를 보면, 당시 늦겨울 가뭄이 심해서
인공강우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만큼 당시 가뭄 문제가 심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 장도리 씨에게 닥쳐올 '고난'(?!)을 
표정으로 미리 예견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Naver 옛날신문 - 1996.10.6)         

경향신문 50돌을 축하하는 만평입니다.

<달려라 하니>등의 만화를 보면,
예전에는 단독주택으로 신문을 배달할 때,
배달원들이 담 안으로 신문을 던져넣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도 저렇게 배달하는지 궁금하네요)

어제 1개월치 구독료를 내고 오면서 생각해 보니,
새벽바람에 신문을 만들고 배달하는 분들의 처지를 또 한 번 생각해 봅니다.





                       

경향.com - 2009.8.1


당시에 상당히 호평을 받었던 만평.
일단, 정치인들의 인상이 상당히 재미있었던데다,
마지막 장면에 나온 인기(?!) 정치인 허경영과 전 서울시장의 비교.
병이 걸려 마음이 아픈데, 병원에서 오히려 병이 걸려오는
그런 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2008년 이후 북악산 중턱의 토지를 임대한 분이 집권한 이래, 
사회에는 권력과 시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런저런 충돌을 빚을 일이 늘어났습니다.
자연히 '충돌'을 묘사하는 만평의 소재도 늘어나게 되었지요.

박순찬 화백의 견해에 의하면 '만평 소재가 많은 것은 그다지 시대가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박 화백에게도 그리 좋은 시간이 아니었다고 추론을 해 봅니다.

상기한 만평은, 北의 인민군과 南의 전경들이 유사한 인상으로 묘사되었다는 이유로,
일부 독자들이나, 전경들의 부모로부터 드센(?!) 항의를 - 
'우리 애가 북한군처럼 한단 말이냐?'는 식으로 -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전경 부모들의 어떤 모임에 적힌 글에 따르면,
그 중의 어떤 분은, 박 화백에게 직접 전화 연결을 시도해서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는군요.
박 화백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유감'이라고 하고, 신문사와 입장을 조정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하고요.


일단 상기한 내용은 전경 부모 쪽의 주장이니, 사실 여부를 판별을 내리기는 어렵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만평의 기본적 취지 - 좋지 않은 것이라면 연계지어 비판한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을까요? ㅇ_ㅇ


'전경의 자의라기보다, 권력에 의해 시켜진 일'을 하는 것뿐이라는 입장.
'그래도 공권력의 남용과 여론 非수용은 문제'라는 입장.
'우리는 북한보다 형편이 나으니 비판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
'문제는 남북한이 아니라, 그들이 하는 행동의 본질'이라는 입장...


이런 입장들과 더불어, 각자 언론사에 기대하는 것이 다르다 보니,
당사자가 직접 연락까지 시도하게 되고, 다양한 생각들을 토로하게 되지 않나 합니다.
(거기까지는 저도 비슷하겠군요!)

세상을 대하고 표현하는 박 화백의 지혜가,
29만 원을 가진 '고정적 출연자'의 두상보다도 더 빛나기를 바라 봅니다.









이제 장도리가 15년 정도 지났는데, 
과연 김판국 화백의 20년 세월을 넘어갈 수 있을까,

혹은 장도리 본연의, 혹은 바뀌는 목소리가, 
그의 몸무게가 늘든 줄든, 머리가 빠지든 붙든 간에
오롯이 나이들어가는 독자들에게 깊이 남을 수 있을까,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 '그렇다'고 말하고 싶으며,
장도리 씨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더욱 그러하리라 생각됩니다.
<장도리>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치고,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





@Noribang, 관악산에서 별밤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