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의견 : [경향시평] 친노와 민주당의 운명
얼마 전에 작성된 시론인 '정동에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것은 외부 필진 (동아대 교수) 분의 글이라는 점입니다.
비슷한 점이라면, 논조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느낌이 온다는 것이겠지요.
어떤 신문을 살펴보면, 애써 의견/여론란에 특별히 공간을 만들어
'여기에 실린 의견은 신문사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라는 글을 싣기도 합니다.
언론이 특정 정파만 대변하지는 않으며,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을 알려
보다 공정한 언론의 길을 간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어쩌면 책임을 덜어내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특별히 어떤 논조에 대해 '반론'을 하기 위한 글이라는 것이 명시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비슷한 무게감이라면 신문사의 의견에 가까운 글을 담게 되겠지요.
특히나 이런 이야기는 심심찮게 비치는 것 같습니다.
종종 '친노 패권주의', '계파 갈등의 핵심' 등으로 서술하는 적이 많더군요.
물론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한동안 민주당을 이끌어왔고,
선거 결과는 '패배'로 나왔으니 기본적으로 비판을 받을 여지는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친노'가 정말로 끼리끼리 뭉쳐다녔는지, 그걸 토대로 어떤 주도를 해 나갔는지,
다른 계파 측은 선거 운영에 성의를 보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당권에 집착하고
사리사욕을 챙기면서 다른 이들에 비해서 구시대적이고 열등한가는
포괄적 주장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근거를 토대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지면이 부족한 점도 있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바는 더 많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분을 지지한 이들에게는 심하면 모욕으로 비칠 수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친노 측은 꾸준히 국민들의 Mobile 투표 등으로 (상대적으로) 인정을 받아 왔고,
방식은 운동권스럽다 해도 실질적으로 '생계형 정치인'인 만큼 그만큼 사회 고민도 많이 했고,
실질적으로 권력이 사리사욕을 위해 활용된 적이 있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정말로 조중동이 '친노'라는 틀을 편하게 묶어 민주당의 진정한 문제를 한정시켜버리려는 건 아닌지,
'박'으로 상징되는 여권이 과거로부터 갖고 있는 인상의 힘을 가볍게 보고
'당연히 이길 선거'로 생각하여 수도권 중심의 이성 우선주의가 다 통할 것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비노'로 분류되는 분들이 진지한 이유로 비판을 하고 협력을 해 주었는지도 따져볼 수 있는 일이지요.
다만, '친노'로 불리는 분들이 여타 민주/진보 세력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한 건 인정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오랜 속설이 있지만, 그 분열이 긍정적인 통합의 힘으로 나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강자로 분류되는 분들이 (어쩌면 '보여주기'로 보여지는 측면이 있어도) 극복할 대상이니까요.
그걸 '오만'으로 부르기까지는 지나친 감이 있지만, 어쨌든 최선을 다해 사람들의 속상함을
아우를 수 있도록 노력해 줄 수 있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덧붙이면, 안철수 전 교수님이 '혁신'의 깃발을 걸고 새 정치를 향해 가지만,
기존 정치와 언론의 지형에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가 역시 분명히 고려될 사안이 아닌가 합니다.
기본 문제 인식만큼이나, 사람들의 성향을 알고 마음을 얻는데는 최대한 신중한 의견이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의 의견/여론 란이 조금씩 더 멋지게 발전하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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