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와 수용자가 나누는 대화, 그 대화의 중심을 생각하겠습니다.
석간 경향
2010년 9월 16일 창간 제161호 1판 Media.Khan.Kr (Noribang) 2013년 7월 2일 화요일
[명성황후 민자영, 을미사변 생존설을 보면서...]
1895년 10월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 민자영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외국의 새로운 문서들이 나와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단 '죽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전면에 기재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론 매체에서는 그만큼 충격적인 일로 여기고 열정적으로(?!) 보도한 것 같습니다.
당시는 '독립신문'이 창간되기 1년 전으로 민간 언론이 성숙되기 전이었지만,
일본 낭인들이 궁궐에 침입하여 왕비가 피살된 일이 어떤 경로로든 밖으로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의병이 일어나기도 하고, 국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생존설' 등의 이야기들이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설령 그 때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끝내 더 이상 예전처럼 활동하지는 못 하였을테니...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나가는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어제 주간경향에서 등장한 문학가 '이상'의 탄생지가 어디였는가를 탐색하는 기사처럼,
앞으로는 역사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흥미와 의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내용이 더 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역사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가 어떻게 자신에게 와닿을 수 있는가를 찾고 싶은 지도 모릅니다.
[막연한 이야기...?!]
박승춘 보훈처장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기념곡 추진"
<앞서 박 보훈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에 대해 줄곧 반대왔다.>=> 반대해 왔다
<안 의원은 이날 금태섭 변호사(45·사진)를 공보담당자로 기용했다. 새로 ‘안철수의 입’이 된 금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안 의원의 최측근이다. 지난해 9월 서울대 법대 동기인 박근혜 후보 측 정준길 공보위원이 “대선 출마 시 안철수의 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금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다. 금 변호사는 통화에서 “국민들이 궁금하신 점이 없도록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 중간의 문장은 '그는' 이라는 주어부터 넣어서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무르시 대통령 퇴진” 최대 시위… 이집트 혁명 이후 정국 최악
<지난달 세속주의 진영은 무르시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관광 중심지 룩소르 주지사에 후보를 내지 않아 결과적으로 지하디스트가 임명된 일도 있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 지하디스트(Jihadist) : 이슬람을 바탕으로 한 성전(聖戰)주의자
<모든 습관은 시간이 지나면 데카당스해지는 경향이 있다.>
* 데카당스 (decadence) : '쇠락, 퇴폐'를 뜻하는 불어
<위성과 IPTV 간의 심각한 경쟁과 코드 커팅 이슈를 일으킨 인터넷기반미디어서비스(OTT)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미 케이블업계는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를 향한 세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코드 커팅 (Code Cutting) : '선 자르기'로, 근래 미국에서 나타나는 '탈(脫) 유선방송' 움직임을 뜻합니다.
<참고 : Inside Cable, 코드 커팅, 위기를 기회로 >
<두 사람은 결혼에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이미 혼인신고를 마쳤다. 한씨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과 <힐링캠프> 녹화를 마친 뒤 신랑이 있는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신혼집은 현재 한씨가 거주하는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과 기씨의 소속팀이 위치한 영국 웨일스에 마련한다.
두 사람은 2011년 6월 베트남에서 열린 ‘제1회 두산 아시아 드림컵’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해 8월 <힐링캠프>를 통해 재회한 뒤 올 초 연인으로 발전해 교제 7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 경향.com 기사에서 상기된 두 문단이 중복되어 실렸는데, 한 번만 실어도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성적 하락 가능성이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가능성이 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째 1%대를 이어갔다.>
* 기사 본문에 나왔던 것처럼, 낮은 것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입니다.
근년에 소득 증감에 비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많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 자체가 '너무' 낮다는 표현은... 제목만 읽으면 딱 비판받기 좋은 것 같습니다.
[독자바라기가 되는 길로...]
[사설] KBS, 시청자 아닌 권력 해바라기만 할 텐가
<신문·방송은 독자와 시청자 불만을 수렴해 시정하기 위해 옴부즈만 제도를 두고 있다. 방송법이 시청자위원회 규정을 강화한 것도 옴부즈만 제도를 살리자는 취지다. 미국 언론의 옴부즈만은 언론사 내부 조직이면서도 외부 기관 못지않게 자기 매체를 혹독하게 비판한다.>
* 경향신문에도 이번 주부터 다시 정기적인 독자 비평 기고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요.
'언론 매체들은 자신을 잘 돌아보지 않는, 겸손하지 않은 사회적 권력이다'는 등의 말은
이제 그만 들을 시절도 되지 않았나 싶지만... 조직 내외부에서 나오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주의깊게 듣고 공론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세는 언제라도 중요할 것입니다.
교수님들이 쓰시는 점잖은 평가만큼이나, 댓글에서도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겠지요.
세상에 완벽한 것을 찾기 어려운 만큼, 경향신문도 때로는 안쓰러울 때가 존재합니다.
'기자/논설/편집위원들이 쓰고 싶은' 표현이 '통상의 독자가 원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지요.
광고주만큼이나 독자를 두려워한다면... 여기서 지혜롭게 할 수 있는 일이란
수용자들의 비평을 받아들이고,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제를 갖추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 꽃에도 벌과 나비가 찾아들어,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길이 될 수 있겠지요.
저도 이 사설의 자세를 참고해, 경향신문을 혹독하게(?!) 인정하고 비판하며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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