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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은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탈북한 북한군 병사가 총상 응급수술을 받는 긴박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4일 독점 공개했다. 동영상은 미군 헬기가 아주대병원 헬기착륙장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시작해 의료진이 담요로 싸인 북한군 병사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달리는 모습, 외상 병동을 거쳐 수술실에서 진행된 수술 장면이 담겼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사의 장기에서 커다란 기생충을 제거하는 모습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영상은 군 당국의 허가를 거쳐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로부터 제공받았다고 한다.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K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귀순 직후 응급 수술을 받는 장면을 CNN이 보도했다. CNN 캡처=연합뉴스

 

탈북한 북한군 병사에 대한 외신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은 북한 병사의 판문점 탈출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보도하면서 “드라마틱한 탈출” “대담한 탈출”이라고 묘사했다. 한국 군 당국과 병원 측이 CNN에 환자의 수술 장면이 담긴 영상을 선뜻 내준 것도 외신의 이런 관심이 나쁠 것 없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CNN은 이 교수팀의 일상을 소개하며 “바로 이곳이 북한 병사를 살린 열쇠”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병사의 쾌유를 바라는 한국인들이 이 교수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과장이 아니다. 이 교수의 헌신과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모습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의 발언으로 중증응급의료의 열악한 현실이 공론화됐고, 마침내 새해 예산안에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위한 예산 212억원이 증액되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의 수술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이 온 세계에 공개된 것은 별도로 토론해 볼 만한 주제다. 탈북 병사의 치료 과정에서 ‘기생충’ ‘분변’ 같은 환자 정보가 공개된 것을 놓고 한 차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 교수는 환자 복부 내 감염을 우려하는 뜻이었다고 해명하고, 인권 논란을 제기한 정치인은 환자 치료 중 국가의 무리한 개입과 선정적 보도를 지적하려는 것이었다고 사과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파문이 수그러든 지 며칠 안돼 탈북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을 꺼내는 장면이 다시 CNN을 통해 방영됐다. 과거 냉전시대에 정부와 관제언론 합작의 체제 우월 홍보와 무용담을 다시 보는 것 같다면 과장일까. 북한과 북한군의 낙후성을 부각하려는 군 당국의 의도는 짐작이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해외 언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Posted by 미디어로그 칸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