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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KBS, 기자들 저항 거세져


신임 보도본부장 인사와 노조원 징계 등에 대한 KBS 내부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젊은 기자들이 김인규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데 이어, 보도국 기자총회가 긴급 소집됐다. 기자들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단체행동’을 결의할 경우 KBS 사태는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KBS기자협회는 5일 전체 총회를 열어 김현석 기자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고 고대영 보도본부장의 신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유원중 KBS기자협회장은 4일 “사측이 ‘김현석 기자를 2010년 말까지 본사로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더 이상 성명서를 쓰는 것으로 끝내지 않겠다”면서 “고 본부장을 우리가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도 총의를 모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KBS 기자들이 총회를 여는 것은 보도본부장·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했던 2009년 6월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기자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은 사측과 일선 간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해 1월 김현석 기자를 춘천 KBS로 발령낸 뒤 ‘6개월 안에 재발령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기자협회는 사측 비판에 앞장섰던 김현석 기자가 김인규 사장 체제 아래서 부당한 보복 인사를 당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자로 보도본부장에 임명된 고 본부장에 대해서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보도국을 장악할 목적으로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3일 “고대영씨는 전임 이병순 사장 시절 총괄기획팀장과 보도국장을 지내며 KBS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불공정과 편파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인물”이라며 “역사에 기록될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거든 지금 스스로 본부장 자리를 고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는 보도국의 막내인 35기 기자들이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사측을 향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유 협회장은 “금주 안에 단행될 예정인 국장·부장 인사마저 기자들을 실망시킬 경우 보도국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때는 사내 소통에 대한 기대가 꺾인 선배들이 공정방송을 원하는 후배들과 한 배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