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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리즈=====/Noribang의 석간 경향

기획 1-(2). 정동에서 [삼성]을 생각한다 => 어두운 강변에서 작은 불꽃을 밝히듯...



경향신문 창간 64주년, 복간 50주년을 맞아 준비한 첫째 기획물인 (어쩌면 마지막?)
정동에서 '삼성'을 생각한다 2편으로 들어갑니다.

지난 시간, 1편에서는
<삼성을 생각한다>와 관련한
개괄적인 이야기와 함께,

만 2년 동안 광고 관계가 단절되어 있었던 삼성에서 
2010년 들어와, 신년, 동계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경향신문에 '잊을 만하면 가끔씩' 광고를 주기 시작했다는 것도 기억나는군요.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어떠한 주류 언론에서도, 
심지어는 경향신문에도 소개되지 않았던
왼쪽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 2>를 기초로 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입니다.

혹시 문제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오늘 들어가본 위키백과의 {경향신문} 항목에는 
전에는 없었던 "비판"이라는 항목이 새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내용은 9월 27일 경향신문에 올라왔던 기사
한 보수언론이 동영상을 제작하였다는 내용에 관해서
인터넷 보수 언론이라고 하는 "KONAS" - 대표는 재향군인회 소속이라고 하는 - 쪽이
"그 동영상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고, 다른 연구소에서 만든 것을 받아온 것이다"라
거칠게(!) 반박하는 이야기를 인용한 것입니다.

하루 뒤, 경향신문 사설은 경찰이 한 말을 따온 형식으로 
<경찰은 이번에 문제가 된 영상물은 사단법인 북한문제연구소라는 단체에서 제작해 경찰청 보안국에 보내온 것으로, ‘보안 계통 직원 교육에 쓰라’며 지난 8월 각 경찰서에 내려보냈다고 밝혔다>고 얘기하더군요. 

KONAS 쪽에서 애초 '직접 제작해 올린 동영상' 항목에 그 동영상을 올린 만큼, 1차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경향신문은 보다 기사의 내용을 명확하게 해서,
혹시 문제가 된다면 반론을 가볍게 소개해 주는 것이 어떤가 제안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이야 어쨌든 KONAS 쪽은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런 걸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교육하는게 좋지 않느냐? 안보를 챙겨야지!"라고 윽박지르는 태도에 걸맞게,
'친북좌파' '비판자는 국가 변란/위협 세력'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KONAS 및 상당한 이용자들이
다른 상식적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주더군요.

천안함 사건에 관련된 증거에는 아직 의문이 풀리지 않은 것이 많았다는 점과
남북 관계에 있어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많은 정보를 접하는 청중년층이 많아졌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섣불리 비판자들에게 강경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그 분들이 붙들고 있는 국가 정체성이라는 것을
'파괴/폭력'으로 이끌어, 대한민국의 평화 지향이라는 헌법적 정체성을 어기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후기) 기자분들의 해명에 의하면, 동영상 원본은 북한문제연구소에서 만든 것이 맞으며,
      코나스 측이 '직접 제작해 올린 동영상'이라고 말한 동영상은 일부분이 편집된 듯 하다고 합니다.
      또한, 해당 동영상이 상영된 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코나스에 탑재된 동영상을 보여주니, 
      이 동영상이 맞다고 확인해 주었다는 점을 대신 알립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삼성을 생각한다]가 처음으로 출판된 이후,
경향신문에 처음으로 소개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언론에서 소개된 것을 인용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기사는 '경향닷컴'이나, 주요 Portal 등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소식을 듣고 검색을 해 보았지만, 결국 보이지 않더군요.
그리하여, 이 기사는 결국 종이와 PDF 지면으로만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에서는 기사 자체가 보도 목록에서 보이지 않았고,
<다음>에서는 기사가 목록에는 나왔는데, "이 기사는 제공사의 요청으로 삭제되었습니다"라고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 해명할 당시, 경향닷컴은 '윗선의 결정'이라고 말했고,
삼성의 압력을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경향신문은 기사를 하단으로 내리라고 한 것을 
경향닷컴 실무자의 오해로 삭제된 것이라고 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사실이 지적된 이후 <경향신문>은 추가로
"다시 기사를 올리는 것이 모양새가 이상해 그대로 놔뒀다.
어차피 지면에도 올라간 것인데 고의로 내릴 리가 있었겠나."는 해명을 남겼습니다.

기자들의 자기 검열이 강화되었다는 식의 외부 언론 보도도 있었고,
경향신문의 모 기자는 "최근 2년 동안 우리 지면이 삼성에 대해 어떻게 하는가를 보면 알잖느냐"고 
밝힌 것을 보면, 이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밑에서 등장할 김상봉 교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어떤 분은, 경향신문이 진심을 보이려면
지금이라도 그 기사를 복구해 온라인으로 올려야한다고 말한 기억도 나는군요.
하지만, 누가 문제를 계속 제기하지 않는작금의 상황으로는
'그런 일을 또 제기할 것까지는...' 서서히 잊혀지지 않을까 합니다. ㅜㅜ


혹시, 당시의 사실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세 가지의 참고 기사를 보시면 좋은 듯합니다.


혹은, 기사를 쓰셨던 조현철 기자님에게 질문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 2권]에서 사회평론 편집부의 주장으로는,
처음에는 <한겨레>와 <조선일보>에 1권의 광고를 싣기를 바랐지만,
두 언론사가 어쩌면 고압적으로, 어쩌면 회피하는 듯한 태도로 광고를 거절해서
<매일경제>, <중앙일보>, <동아일보>로 신문사를 변경했지만,
그 쪽에서도 (어쩌면 당연하게 -사주들이 경제, 친척, 인척 관계였으니) 광고가 거부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하나 생각해 보는 것이,사회평론사는 5대 언론사의 광고에 실패한 이후 
<메트로> 등 무가지나, 인터넷 포털 광고로까지 광고 돌파를 시도했으면서,
광고에 관해서만큼은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내일신문> 등의 이름을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발행 부수가 많은 신문이나 지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을 것이고,
상기한 중위급 신문들과도 나름대로 이야기가 있었지만, [삼성 생각 2권]에 싣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심지어 이들은 광고비 대비 효과가 애매해서 시도를 하지 않았으리라는 슬픈(?!)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사회평론사가 나름대로 효과를 주는 <경향신문>이나 <국민일보>를 망외로 돌린 것은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경향신문의 기사가 석연하지 않은 과정으로 온라인판에서 내려가서 의문이 남던 시간이 흐르고
며칠 뒤 2010년 2월 17일, 
전남大 철학과 <김상봉> 교수의 고정 지면이 누락되어, 다른 글로 대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김상봉 교수가 원래 기고하려 했다는 글과,
그가 이 사건에 대해 생각했던 바는 Pressian의 기사인

이 사건으로 경향신문 내부에서는 
과연 신문사의 경영 현실은 어떤가, 
보도의 선택/논조는 어떤 길로 나가야 하는가를 두고 
심각한 문제 제기와 토론/논쟁이 있었다... 고 나와 있습니다.

특히, 2008년에 입사했지만, 2009년에 신입 기자를 선발하지 않아서
막내 기자 생활을 하던 47기 기자분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했다고 하더군요.
'조지다'라는 기자단 내부의 통용어까지 사용하면서 말입니다. ㅇ_ㅇ


결국, 경향신문은 1주일 뒤, 2월 24일에 사고(社告) : 알림의 형식으로 
1면 우상단에 [대기업 보도 엄정히 하겠습니다]라는 반성문을 내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비교적 상세하게 일의 전말을 독자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독자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입장을 보내 주었으며,
'솔직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말해서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아직은... 두고 보겠다는 내용도 있었겠지만요.

=>여기에서는 경향신문을 '부끄러움을 아는 좋은 신문'이라는 칭찬을 했습니다만
어쨌은 이로부터 삼성을 인정하는 것, 비판하는 것... 
이후 경향신문 지면에는 삼성을 화제로 삼은 기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울러, 남아공 월드컵 축하 광고나, 그 이후 삼성전자의 갤럭시S, 삼성생명 등의 광고도 
잊을 만하면 간간이 눈에 띄는 형식이었지만, 어쨌든 전보다는 자주 보였습니다.

특히, 삼성의 李 회장이 사면 몇 달만에 복귀되었을 때,
경향신문의 보도가 <한겨레>에 비해 약해 보이기는 했지만,
관련된 사설이나, 삼성전자 백혈병 관련 내용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잘 썼다는 생각입니다만...

어떤 보도 대상과 관련된 <논조와 광고, 반응과 자금...>
신문은 과연 줄타기를 잘 하는 길을 택할지,
아니면 서서히 줄에서 내려오는 길을 모색할 것인지. 
줄 아래에서 들려오는 환성과 야유를 넘어 부채를 활짝 펼 수 있을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점차 좋은 길로 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후일담이지만, 뒷날 제가 만나보았던 경향신문 기자분들 중에서는
"그 때 김상봉 교수의 글에는 지나친 감이 있었다." 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도 당시 박노승 편집국장이 처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삼성을 해체하고...삼성제품 불매는 당연한 일이지만...", 
"선거날이 가까워올 수록 국가원수 심판에 열을 올리겠지만... 눈 앞의 허상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장이 과연 수정될 여지가 없었을까 하는 점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 차원으로는 삼성이 해체될 수도 있고, 제품을 불매하는 일의 취지도 찬성하지만,
그것이 공식적인 언론에 실리는 것에는 문장을 다듬고, 신중하게 쓸 필요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칼럼을 거부하는 것을 모두 정당화하기는 어렵고,
기고자 마음으로 칼럼을 적을 자유가 침해받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언론과 독자/기고자가 서로를 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덧붙여서 '삼성 등 대기업이 언론을 길들인다'는 비판과 함께,
'우리 기업을 싫어하는 언론에도 광고를 줘야 하나?'라는 반박도 논의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중소기업이나 시민사회단체라면 여건상 계속 광고를 하기 어렵겠지만,
사회의 자원과 비용을 활용해서, 많은 수익과 영향력을 내는 대기업이라면,
언론사의 비판에 반박을 할 지언정, 그들과의 공존을 포기한다는 것은
'사회 공헌 활동'을 열심히 하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해도, 
뒤쪽으로 들어간 문제점이 스스로 기업에 해를 끼칠 여지가 있을까 걱정이 되기에,
대기업 스스로가 광고를 '홍보'는 물론, '공존'의 수단으로 썼으면 합니다.


아울러, 매양 회자되는 내용이지만,
신문사 역시 '독립언론'이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는
광고의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모색할 수 있겠습니다.

동반되는 사업의 전체/일부를 구조조정한다거나, 
직원과 독자의 형편을 우선시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 : [한겨레21] 진보언론, 희망의 길을 묻다 =>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얼마 전에 경향신문에서 발생한
대기업 GS 對 홍대 인근 두리반 광고 사태같은 것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 주셨으면 하는
Noribang의 어리석은 바람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첫 번째 기획을 마치고자 합니다.
앞으로 기자분들과 가끔씩 만나서, 소통을 해 볼 여지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또 다른 화제로 여기에 올라올 수도 있겠지요~
10월의 첫 주, 힘들지만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www.twitter.com/Noribang

어느새 어두워진 언덕배기 방 안에서
생존과 표현의 균형을 생각하면서...



(문화방송 PD수첩에서 따온 화면)

@Noribang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대답은 "글쎄요. 다만 할 수 있는데까지는..."




후기) Weekly경향에는 <삼성을 생각한다> 소개글이 남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잡지라서 부담이 덜 했던 것일까요... 그래도 희망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