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에 대한 이중의 탄압 중단하라!
3월, 봄이 코앞인데 사측의 징계 중독증이 또 도지기 시작했다. 지난 금요일(25일) 사측은 <추적60분> 4대강 편 불방사태 때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사무실에 걸었다는 이유로 강희중 CP에게는 감봉1개월, 김범수, 임종윤 PD에게는 견책의 중징계를 내렸다. ‘업무와 전혀 무관한 불방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여 근무질서를 어지럽히고 공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징계사유였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따로 없다. 과연 누가 근무질서를 어지럽히고 공사의 명예를 훼손했는가?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반박하지도 못하면서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황당한 이유 하나만으로 2주 연속 결방을 시킨 사측간부들 아니었던가? 그래서 결국 사측도 공방위에서 유감표명과 재발방지에 합의해,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것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징계 대상이 이화섭 당시 시사제작국장 등 사측간부들이 아니라 일선제작진들인가?
김인규 사장, 자신의 말에 책임져라
이번 징계에서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김인규 사장의 태도다. 김인규 사장은 지난 1월 17일 교양국 PD들과의 간담회에서 <추적60분> 막내 PD들에 대한 징계는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겠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당연히 징계가 없을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세 명에 대한 중징계이다. 조직의 수장이 과연 이런 식으로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최근 김인규 사장은 사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아직도 KBS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따뜻하지 않’음을 지적하며 ‘국격에 맞는 공영방송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각종 비리, 폭력행위를 저지른 인사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노사간 합의로 원만히 끝난 파업을 불법이라 낙인찍어 60명을 무더기로 징계 회부하고, 외부기고문, 심지어는 코비스 댓글이나 트위터 글까지 문제 삼아 중징계를 남발하는 것이 과연 ‘국격에 맞는 공영방송’에서 있을 법한 일인가? 김인규 사장은 지금 KBS에 구제역처럼 창궐하고 있는 징계 중독증부터 치유하는 것이 외부의 따뜻하지 않은 시선을 바꾸는 지름길임을 깨닫기 바란다.
권력의 검열기구, 방송통신심의위를 해체하라!
사전에 모의라도 있었던 것일까? 사측이 <추적60분> 제작진들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과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추적60분> 4대강편에 대한 심의를 착수했다. 방송에 인용되었던 홍수피해 관련 연구조사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더니 연이어 제작진들의 의견진술을 요구한 것. 지난 1월 <추적60분> 천안함 편에 ‘경고’ 라는 중징계를 내렸던 방통심의위가 사대강 편에도 칼을 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권 출범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권력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실질적인 검열기구 역할을 하며 온갖 만행을 저질러왔음은 이미 만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UN이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보고서'를 내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폐지할 것을 권고하기까지 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추적60분> 4대강 편에 대한 심의절차를 당장 취소하고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된 방통심의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
지난해 6월 김인규 사장이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을 강행하며 지금과 같은 사태는 충분히 예견돼 왔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의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추적60분>을 정권과 김인규 사장은 협공을 하며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 우리는 MB정권과 최시중 위원장, 김인규 사장에게 경고한다. 당장 <추적60분>에 대한 탄압을 멈추어라. <추적 60분>에 대한 징계는 고스란히 사장에게 역사의 부메랑이 될 것이다.
2011년 2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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