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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사설] 기자 94%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고대영 KBS 새 사장 후보

KBS 이사회가 차기 사장 후보로 고대영 KBS비즈니스 사장을 선출했다. 고 후보자는 2009년 보도국장 시절 기자협회 투표에서 93.5%, 보도본부장 시절에도 84.9%의 불신임을 받은 인사다. KBS 이사회가 공영방송 사장 후보를 선출하면서 밀실 인선으로 시민사회와 시청자의 여론 수렴을 외면하더니 급기야는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도 철저히 무시한 막무가내식 인선을 강행했다. 고 후보자는 공정방송 의지는 물론 도덕성 면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사장 부적격자’로 낙인이 찍혔던 인물이다. 그의 이력에는 ‘용산참사 축소 및 편파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 불방’과 함께 ‘후배 폭행’ ‘기업들로부터 호화판 향응 접대’ 등 온갖 불명예스러운 추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그가 2009년 보도국장과 2012년 보도본부장 시절 연거푸 압도적 다수의 후배기자들로부터 불신임을 당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적격·불신임 인사가 차기 사장으로 지목된 데는 여야 추천 비율이 7 대 4로 철저히 정권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KBS 이사회 구조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뉴라이트 계열의 이인호 이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는 등 극우·보수 인사들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사장 후보 선출 역시 시청자나 내부 구성원이 아닌 정권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면접 과정에서 야당이사 4명이 반대했음에도 고 후보자가 7표를 얻은 것은 여당이사 전원이 표를 몰아줬다는 의미다. 고 후보자는 이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속단은 이르다. 야당은 고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회 청문회가 단지 요식절차가 아니라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자리라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