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 정상들에게 미소를 보여주라고 하셔놓고는 정작 교통통제다 창문통제다 철창이다 뭐다 해서 막아둬서요.
전 못했지만, 대통령 내외분께서 G20 정상들 모셔놓고 갖은 음식에 볼거리에 선물을 드렸는데, 국익은 물론 국격 향상에도 도움이 있으리라고 믿어야겠지요.
이번에도 몇몇 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태극기 들고 거리에 나가 G20 외국 정상 환영에 나섰는데, 꽤 역사가 있는 거지요. 동방예의지국. 종놈들은 막 대해도 상전, 그것도 외국상전 모시는 데는 남다른 특기가 있습니다.
60년대 이후 외국 정상들 환영은 어떻게 했는지, 경향신문 사진 자료실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독재자라 욕도 했지만, 예전 가카들 외국 손님 모시는 것만큼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좋은 국정 유산을 지금까지 남겨주신 거지요.
G20때도 나름한다고 했는데, 예전 자료 보니까, 이번에는 꽃가루는 못 뿌려드려 좀 죄송스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촌스런 나무 대형아치나 현수막이 아니라 뽀다구 나는 김연아 환영 포스터 같은 걸로 모셨으니 자자랑할 만한 것도 있네요.
지금은 없어진 중앙청 앞입니다. 연합군을 환영하는 시민들입니다. 세로로 늘어뜨린 국기들 무척 세련됐네요.
한국전쟁 때입니다. 미군이 서울을 탈환했습니다. 환영인파들이 거리로 몰렸네요.
1958년입니다. 멘데러스 터키 수상 일행이 탄 차량 행렬이 남대문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전철이 보이네요. 저거 남아 있었으면 참 명물이었을텐데 아쉽네요.
1960년입니다. 신나서 양손을 번쩍 치켜든 사람은 미 아이젠하워 대통령입니다.
67년 독일 뤼브게 '대통령각하' 내외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사공부가 세게 아치를 만들었습니다.
본받자 라인강기적!. 독일 정상 분들 기분 좋았을 거 같네요.
68년입니다. 뉴질랜드 총리 내외께서 찾아오셨네요. 시청앞입니다.
'우리의 노력은 무한한 가능을 낳는다'. 음 좋은 말인데요.
69년 이듬해 말레이시아 국왕 내외가 찾아왔을 때입니다. 애드벌룬에다 양국 정상 대형화초상화까지
시청 정문에 걸려 있네요. 이 때만 해도 서울광장은 철저히 국가의 선전장으로 활용되었네요.
69년. 월남 대통령 방한 카 퍼레이드 모습입니다. 그런데 69년이면,
베트남 전쟁이 진행중이던 때 아니었나요? 월남 대통령도 참...
그래도 해외 정상 방문 중 하이라이트는 미국 대통령들의 방문입니다.
74년 포드 대통령 방한 모인 인파입니다. 태극기와 성조기. Welcome!!!
아 칼라사진입니다. 79년 카터 대통령이 찾아왔을 때입니다. 소녀시대 보러 몰린 것 같은 분위기네요.
미국에서 인기 없을 때로 아는데, 동북아 순회 공연하는 것 같네요. 재밌는 경호사진도 올립니다.
'자유의 수호자 한국과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83년 방한 때 모습입니다. 경향신문사 근처를 지났네요.
뒷편이 인왕산, 지금 서울시교육청 건물이 보입니다.
고등학생들로 보이네요. 동원돼도 마냥 즐겁습니다.
초딩이나 고딩이나 수업 빠지면 즐거운 때였죠.
그런데 외국 정상들만 꽃가루 날리며 환영한 건 아닙니다. 우리 가카께서는 '셀프 환영'이라고 해야할까요.
외국 다녀오시면 꼭 한번씩 퍼레이드를 하셨습니다. 아래 82년 가카사진입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을 찾아보니까,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는 가두 환영 퍼레이드 같은 게 잘 안 보이네요.
대신 외국 정상 특히 미국대통령 방문 반대 사진 같은 게 나옵니다. 김근태 전 의원이 보이네요.
89년 미 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습입니다.
아버지 부시가 방한할 때 대학생들은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보 진영만 방한 반대 운동을 벌인 것은 아닙니다.
보수 진영은, 한국 민주화를 위해 백악관 시위 등을 벌였던 하비 목사를 빨갱이로 규정하고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비를 초청한 단체도 빨갱이다'라는 현수막이 눈에 띠네요. 89년입니다.
정리 김종목 jomo@khan.co.kr, @jomos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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