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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뉴스

중국 언론 노벨평화상 보도 '쉬쉬'


지난 4일부터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4일 생리의학상과,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그리고 8일 평화상까지 발표돼 11일 경제학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 언론의 주목도는 대체로 수상자의 업적과 수상자의 멘트, 친지 가족들의 반응, 일반인들의 반응,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사는 나라의 분위기와 각국의 입장 등을 정리해 보도하는데 아무래도 '문학상'과 '평화상'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쏠려 있습니다.

8일 발표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가 선정됐습니다. 노벨 평화상 선정이 '정치적'이라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중국 당국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세계 언론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이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쉬쉬하는 것도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중국의 언론매체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관련 보도를 극도로 자제했습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도 중국 언론은 2시간 가량 아무 보도를 내놓지 않다가 신화통신의 짧은 첫 보도가 나왔습니다. 마자오쉬 외교부의 대변인의 반박 성명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전날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을 대서특필한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인터넷 매체도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바이두 같은 검색엔진에서도 노벨 평화상이나 류샤오보를 검색하면 관련 뉴스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의 아내인 류샤가 언론과의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류사의 집 근처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고 류샤의 입장은 전화 통화를 통해서만 보도됐습니다. 

류샤오보 자택 앞 취재열기 중국 공안들이 8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살고 있는 베이징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몰려드는 취재진의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베이징 | AP연합뉴스



중국 언론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9일 사설에서 노벨위원회가 "스스로 명예를 실추했다"면서, 노벨평화상이 "반중(反中)이라는 목표에 복무하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언론의 침묵 자체에 대해 서방 언론들도 잇딴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브라질의 유력 신문은 브라질 정부가 류샤오보의 수상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9일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외무부의 공식 성명이나 발표가 없었다고 전하면서 브라질 정부가 중국의 인권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비겁한 침묵’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침묵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브라질이 이란 및 쿠바에 이어 또다시 인권문제에 대해 입을 닫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칼럼은 "브라질이 이란에 억류 중인 프랑스인과 미국인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이때문에 브라질-이란 관계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면서 "브라질 정부는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거나 최소한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라도 발표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대통령실 외교특별보좌관은 "류샤오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우리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부/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