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세계언론자유지수가 세계 42위로 평가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0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밝힌 ‘2010 세계언론자유지수’의 결과다. 세계 178개 국가 가운데 산출된 순위이고, 이는 남태평양의 국가 파푸아뉴기니와 같은 순위다.

 한국의 순위는 단순히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27계단 상승했다. 순위가 발표되자 몇몇 언론들은 <한국 27계단 급등>(연합뉴스), <한국은 27계단 ‘껑충’>(서울신문) 등의 제목을 달아 한국의 언론자유 환경이 상당히 개선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한국의 언론자유 환경이 개선됐다기보다, 2009년 세계언론자유지수가 유례없이 하락했던 것이 회복된 결과다. RSF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2009년 순위에서 주목할 만큼 하락했으나, 올해들어 27계단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69위를 기록한 바 있다.

 RSF가 분석한 언론자유지수 상승 이유는 “(언론인에 대한) 체포와 폭력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RSF 홈페이지에는 2009년 당시의 사건인 미네르바 구속,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체포, YTN 노조원 체포 사건 등 한국의 언론인 탄압 사례만이 기록돼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나 언론사의 노력으로 언론자유가 신장되었다기보다, 법원이 언론의 자유를 중시하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언론상황이 비상식적으로 후퇴했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RSF는 “국영 매체의 편집권 독립성 등의 문제는 아직 계속되고 있지만”이라는 단서를 덧붙이고 있다.

 실제로 2002~2010년 사이 한국의 순위를 보면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한국은 순위를 처음 발표한 해인 2002년에는 39위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 초반인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49위, 48위를 기록했지만 후반인 2005~2007년에는 35위, 31위, 39위로 올라 30위권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들어 47위를 기록했고, 2009년 69위로 급락했다가 그나마 올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선 것이다.

 
 문한별 언론인권센터 이사는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스’에서 칼럼을 통해 “부끄러움을 아는 언론이라면 27계단 급등했다고 희희낙락 입거품 물기보다 조용히 뒤돌아서 가슴을 쳐야 한다”며 “언론자유가 만개한 나라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동네방네 나팔 불기보다 참여정부 때의 기준에도 못 미치는 작금의 열악한 언론상황을 통탄, 개탄, 한탄하며 날선 목소리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고은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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