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1월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다루는데 앞장서 ‘정권 홍보’에 집중하는 반면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다루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13일 <KBS의 ‘G20 특집프로그램’ 및 메인뉴스의 ‘G20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 지난 18일 <KBS 의제별 기획모니터①-고위공직후보자 도덕성, 어떻게 보도했나?>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민언련에 따르면 KBS는 지난 12일 오후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G20 특별생방송 D-30 웰컴 투 코리아>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프로그램은 G20정상회의 개최 및 한국이 의장국이 된 의미, G20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설명하고, 진행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부대행사인 ‘비즈니스 서밋’을) 제안해 주목을 끌었다”며 이 대통령의 치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G20 경호 대책에 대해서도 두둔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G20정상회의가 열렸을 당시 ‘과격시위로 얼룩졌다’고 소개하며 “우리도 저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행자가 철저한 경호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D-100일, 90일, 80일, 70일 단위로 G20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민언련은 보도 내용에 대해 “주로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의전차량 소개 등 홍보성 보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KBS는 지난 8월 3일 G20 개최 100일전이라는 명목 하에 <아침마당>에서 G20 유치와 준비과정을 소개하고 그날 오후 10시에는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라는 G20 D-100 특집방송을 편성했다.
개최 70일 전인 지난 9월 3일에도 <G20특별방송-쾌적 한국 국격을 높이다>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고, 지난 9월 25일부터 매주 주말 저녁마다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이란 제목의 특집방송을 고정 편성했다.
그러나 민언련은 KBS가 이처럼 G20에 대한 홍보성 제작·편성에 치중하는 반면, 지난 8월 개각으로 인한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자료 : 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지난 8~9월까지 방송3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비교한 결과 KBS가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다룬 경우는 1건에 그쳤다. KBS는 <취재파일 4321>에서 10여분짜리 한 꼭지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MBC는 3건을 다뤘고, SBS는 같은 1건이지만 SBS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50여분에 걸쳐 이 문제를 다뤘다.
민언련은 “방송 시간이나 보도 내용까지 살펴보면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단연 KBS”라고 지적했다.
또 민언련은 메인 뉴스에서도 KBS가 도덕성 의혹과 관련해 축소·외면·‘물타기’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KBS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관련 의혹, 위장전입·논문 중복게재 관련 보도에서 MBC, SBS 등 타 방송사에 비해 소극적이었다.
또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의 ‘막말’ 사건을 ‘노무현 차명계좌 의혹’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인 한편, 타 방송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청문회 제도의 문제점·인사 검증기준 강화의 필요성 등을 지적하는 데 그쳤다.
민언련은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를 다룬 KBS 보도·시사프로그램의 태도는 ‘KBS가 정권비판에 몸을 사리고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축소·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실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며 “공영방송 KBS의 추락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논평했다.
또 “KBS는 자신들이 ‘G20정상회의 주관방송사’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만 할 뿐 보도를 통한 최소한의 비판적 역할을 내팽겨치고 있다”며 “국민의 살림살이가 어떤 형편인지도 모르면서 국제회의를 ‘치적’으로 만드는 데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권, 그 정권만 바라보며 ‘정권홍보 주관방송사’ 노릇을 하고 있는 KBS가 우리사회를 80년대로 퇴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고은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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