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위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제기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25일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헌재가 국회의장의 부작위를 정당화시켜준 꼴”이라며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 미디어법 논란은 모두 끝났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헌재 결정의 핵심은 거듭 국회에서 재논의하라는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보도채널 선정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헌법재판소, 경향신문자료사진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헌재 결정은 ‘유효도 무효도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도 헌재 결정에 따를 의무가 없다’는 뜻”이라며 “이는 헌재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는 것)가 국회의장의 부작위를 정당화시켜준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헌재가 어떤 법리와 절차를 내세운 논거를 들이대더라도 미디어악법이 가진 내용적 절차적 문제가 면피될 수 없다”면서 “헌재의 기각 결정은 또 한번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결정이며 그나마 헌재의 권위를 깡그리 유실시킨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제 남은 일은 미디어 관련법의 취지에 맞게 통신과 방송의 융합 빅뱅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행동은 “헌재의 인용 의견은 물론 각하 의견과 기각 의견 모두 야당 국회의원이 침해당한 심의·표결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며 “국회는 작년 10월29일 헌재 결정과 이번 결정에 따라 미디어법 재논의에 착수해야 하며, 방통위는 종편·보도전문채널 심의 일정을 일체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하 내용과 맥락이 이런데도 부작위 권한쟁의 심판 청구가 갖는 취지가 기각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행동은 “헌재로서는 입법부의 위법.위헌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모든 걸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원점으로 돌아온 문제, 즉 국회는 스스로 저지른 위법·위헌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입법부의 권위를 회복하는 노력에 나서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 야당 측 양문석 상임위원은 “헌재 재판관들 중 기각·각하한 쪽은 지난해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판결했으므로 더 이상 헌재가 개입하지 말고 국회가 자율적으로 시정하라는 의미고, 인용한 쪽은 국회가 시정을 안했으니까 강제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래서 재논의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헌재 선고 이후 브리핑을 갖고 “더이상 논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종편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종편·보도 채널 신규 사업자 연내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방통위는 30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종편과 보도채널사업 승인신청서 접수를 받는다. 김종목·이용욱·이고은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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