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르 모하이센(30)과 타메르 아부하마드(26)는 ‘장애인(handicapped)’이란 단어를 꺼냈다. 지난해 12월27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500여명이 중상을 입고 장애인이 됐다”는 얘기였다. 하루 아침에 다리가 잘려나가고 팔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수천, 수만명인 사회를 상상해보라. ‘가자 홀로코스트’가 자행되고 있는 비극의 땅 팔레스타인, 마나르와 타메르의 가족이 지금 그곳에 있다.
인천 인하대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마나르와 타메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 유학생이다. 마나르의 가족은 가자시티에, 타메르 가족은 칸 유니스에 산다. 두 사람의 가족은 아직까지 살아있지만, 한 치 앞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가자지구다. 이들은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길게는 1시간씩 통화를 시도한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개시된 후 전화망이 마비돼 통화 연결이 어렵다.
지난 14일 인하대에서 마나르와 타메르를 만났다. 두 사람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도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단지 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공정하게 중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언론의 팔레스타인 보도에 대해 “한국 언론은 이스라엘이 왜 공격을 시작했는지 그 배경을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며 “깊이가 없고 피상적인 보도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언제, 어떻게 왔나.
마나르=정보통신기술(IT)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2006년 2월 한국에 왔다. 2003년 9월부터 프랑스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했는데, 박사 과정은 유럽이 아닌 곳에서 해보고 싶었다.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쌓고 싶기도 했고. 더욱이 한국은 IT 분야가 매우 발전한 나라다. 한국 유학을 선택한 데는 전공이 IT라는 점이 큰 이유가 됐다.
타메르=나도 전공이 IT다. 한국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석·박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2007년 2월 한국에 왔다. 석사 학위는 끝냈고 지금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
-한국에 팔레스타인 출신 유학생이 또 있나.
마나르=남동생 아지즈가 대전에 살고 있고 서울대에서 공부하는 알라딘이란 학생이 있다.
타메르=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지만 유학생끼리 만나는 모임은 따로 없다. 다들 바쁘고 각자 스케줄이 있어서다.
-한국인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다는 인상을 받은 적은 없었는지.
마나르=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다수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일부는 심지어 팔레스타인이 국가 이름인지, 아니면 종교 이름인지도 알지 못한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한국인들은 양 극단으로 나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팔레스타인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토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텔레비전도 가끔씩 보는데,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 한국 언론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매우 피상적으로 접근한다. 깊이가 없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 외에는 보도하지 않는다.
타메르=마나르 의견에 동의한다. 어떤 한국인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모른다. 한국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일상과 동떨어진 문제다. 한국 언론에 대해서는 나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한 사건을 보도할 때, 한국 언론은 이스라엘이 왜 공격을 시작했는지 그 배경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는 사실에만 집중한다. 왜 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지 한국 언론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가자 소식은 어떻게 듣고 있나. 최근 연락을 해본 게 언제인가.
마나르=보통 전화로 연락을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한 후로는 통신 네트워크가 마비돼 전화하기가 정말 어렵다. 가자지구의 가족들과 전화하려면 30분~1시간을 시도해야 겨우 걸릴 정도다. 지난 12일 내 남동생이 가족들과 통화한 것이 가장 최근의 것이다.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소개해달라.
마나르=한국에 있는 남동생과 나를 제외하고 모두 가자시티에 살고 있다. 어머니와 형제·자매 7명이 그곳에 있다. 형제들 중 몇몇은 결혼해서 아이도 있다. 아버지는 1992년에 돌아가셨다.
타메르=우리 가족은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에 산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 5명이 있다.
-가족들은 무사한가.
마나르=무사하다(safe)고 말할 수는 없다. 알다시피 가자지구는 면적이 넓지 않은 곳이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하면 어느 지역이든 위험하다.
타메르=가자지구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 우리 가족 역시 무사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살아남았다(survive)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친척이나 친구들, 이웃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숨지거나 다친 적이 있나.
마나르=많다. 팔레스타인의 모든 집엔 사망자나 사망자의 친척이 있다. 삼촌이 2003년 이스라엘 군인 손에 죽었다. 삼촌은 민간인에 불과했다. 이번 공격에서도 사촌 중 2명이 숨졌다. 그들도 민간인이다.
-두 사람 모두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건가.
타메르=태어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다. 아버지가 그곳에서 15년 동안 교사로 일하셨다. 1990년 아버지가 은퇴하면서 가족이 다시 가자지구로 돌아왔다.
마나르=나는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학생 신분으로 알제리에 있었고 어머니는 알제리에서 교사로 일했다. 부모님이 학생이던 시절엔 팔레스타인에 괜찮은 대학이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 세대에 유학생이 많다. 내가 1살 때 가족이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출생서류엔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팔레스타인은 항상 이스라엘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곳인데 왜 다시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냥 사우디아라비아나 알제리에서 계속 사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타메르=왜 가자지구로 돌아오느냐고? 팔레스타인인이기 때문이다.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은 해외에서 공부나 일을 마치면 상황이 어떠하든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가자지구로 돌아갈 것이다.
마나르=물론 가자지구에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해외에서 살면 좋은 직업을 갖고 많은 돈을 벌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 우리 이웃들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팔레스타인이 위험하다고 해서 모두 도망쳐 나온다면 팔레스타인은 누가 지키겠는가. 이것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서다.
-언제부터 팔레스타인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알게 됐나.
마나르=보통 어릴 때부터 알게 된다. 나도 초등학생 때 알았다. 학교에서 지리 수업을 받는데 지도에 팔레스타인이 없었다. 당시 가자지구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민간 행정부가 있었다. 가자지구의 행정을 총괄하는 관리가 이스라엘인이었다. 그들이 교과서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운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레바논의 지리를 공부한다고 하자. 우리는 레바논의 동쪽과 북쪽에 시리아가 있다고 배운다. 그러나 레바논의 남쪽에 무엇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바로 팔레스타인이다. 레바논의 남쪽, 지도에 언급되지 않은 이 지역은 어디인가. 그때 나는 조국에 대해 말할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상황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교과서는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의 일부라고 설명하는 건가.
마나르=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 지도에 그런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 지리 수업 시간에 독학을 했다. 공책에 팔레스타인 지도를 그리고 그 위에 ‘팔레스타인’이라고 썼다.
그런데 어느날 가자지구 행정관(이스라엘인)이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시찰하러 학교에 왔다. 그는 하필이면 내 공책을 골랐고, 팔레스타인이라고 써놓은 것을 봤다. 이게 심각한 문제가 됐다. 행정관이 선생님에게 ‘이게 대체 뭐냐, 학생들한테 팔레스타인을 가르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선생님은 당황해서 ‘아니다, 단지 실수일 뿐이다’라고 둘러댔다.
타메르=이스라엘은 우리의 기억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워버리려 한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팔레스타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 부모님과 친척들한테 들은 것도 있지만, 나 자신도 이미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7세 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자지구에 돌아왔는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장면을 많이 봤다. 이스라엘 군인한테 맞다가 피 흘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린 꿈이 있다, 가자로 돌아가 ‘보통사회’ 만들 것”
마나르(오른쪽)와 타메르는 “공부를 마치면 가자지구로 돌아가 팔레스타인 사회를 재건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인천 | 김영민기자
-유학을 떠나기 전에 목격했던 가자지구의 실태를 설명해달라.
마나르=2000년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가 시작됐다. 당시 팔레스타인 정부는 ‘파타’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때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폭행하거나 체포했지만 최근만큼 폭력적이진 않았다. 물론 국경은 이스라엘이 통제했다. 이것이 내가 2003년 가자지구를 떠난 이후 한 번도 가자지구에 가본 적이 없는 실질적인 이유다. 이스라엘의 국경 봉쇄로 들어가기가 정말 어렵다. 이스라엘은 때때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출입을 허용하는데, 이게 일정하지 않다. 오늘은 출입이 되지만 내일은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타메르=나는 2007년 한국에 왔으니까 마나르보다 더 많은 상황을 겪었다. 우선 이스라엘이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 전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안에 있었기 때문에 특정한 타깃을 상대로 제한된 작전을 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물러난 뒤엔 민간인을 겨냥한 무작위 공격이 더 심해졌다. 내가 살았던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이 집 한 채를 파괴했는데 이 공격으로 25명이 몰살당했다. 철수 이후 이스라엘은 국경 통제를 더 강화했고 2006년부터는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주의적 구호물자의 반입까지 통제했다.
-2006년 총선에서 무장정치세력 하마스가 승리해 집권당이 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치부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왜 하마스를 지지하는가.
마나르=하마스는 좋은(good)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왜 좋은가 하면 첫째, 대안이 없다. 둘째 이유는 하마스의 복지 사업 때문이다. 하마스는 빈곤층과 사망자의 유족, 부상자들에게 돈을 준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이스라엘 공격에 죽었다고 하자. 그가 생전에 이스라엘에 협력했어도 하마스는 이에 관계없이 유족들에게 돈을 준다. 돈만 주는 게 아니다. 병원과 학교, 대학도 지원한다.
셋째, 하마스 정치인들은 파타보다 교육 수준이 높다. 의사, 대학 교수가 많다. 넷째,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타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팔레스타인 영토를 회복하는 것, 난민들을 고향으로 데려오는 문제 등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할 줄 안다. 하마스에 100% 동의하지 않지만, 내가 팔레스타인에 있었다면 하마스에 투표했을 것이다. 사실 총선 전에도 하마스는 여러 선거에서 승리하고 있었다. 대학의 학생회 선거, 기술자협회 선거, 의사협회 선거, 지방선거 등에서 하마스가 이겼다.
타메르=나는 이 질문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고 싶다. 이전 집권당이던 파타가 왜 총선에서 패배했을까. 파타는 부패한 세력이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을 대의하는 데 충실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위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인들은 국제 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대표할 세력으로 하마스가 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어기고 로켓으로 공격해 가자지구를 침공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무장 투쟁을 포기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마나르=하마스의 로켓은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이다. 이스라엘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로켓은 이스라엘이 먼저 가자지구를 침공한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분쟁을 두 정규군 간의 분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하마스는 규모가 작은 민병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중동에서 가장 강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을 포기한다면 하마스도 로켓 공격을 멈출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17일 오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소속의 한 학교에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포탄 공격을 감행했다.
이 포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졌다. 사진제공 | 무함마드 자카리아(팔레스타인 시인)
타메르=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한 지 18일이 지났다. 이 18일 동안 사망자 수가 950명 이상이다. 이 중에서 285명 이상이 10살 이하의 어린이, 110명 이상이 여성이다. 여성들이 이스라엘에 무슨 위협을 줬겠는가. 그들은 그저 집을 지키고 있었고 아이를 보호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침공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민간인들이 이렇게 많이 숨졌는데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나.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서 하마스 전투원의 비율은 5%에 불과하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현재까지 부상자 4500여명 중에서 5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다. 이들은 중상을 입었다. 이것은 곧 이번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4500명 이상의 장애인이 생기게 됐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상대로 더러운 전쟁(dirty war)을 하고 있다. 그들은 하마스를 굴복시키려고 민간인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는 데 이전 정부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나.
타메르=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이던 시절,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 공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이후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실망했다. 오바마가 침묵하고 있는 탓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미국 정부 내에서 이스라엘의 로비력은 막강하다.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
마나르=솔직히 말해서 오바마 행정부에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가 이스라엘 정부에 ‘팔레스타인 점령을 포기하고 팔레스타인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라’고 강제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도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 우리는 오바마가 팔레스타인을 도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공정하기를 바란다. 미국이 우리 편을 들어주기를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공정한 중재자가 되어달라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팔레스타인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자. 두 사람이 원하는 팔레스타인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마나르=우리는 공격의 중단과 이스라엘의 철수만을 원하는 게 아니다.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 역사 속의 팔레스타인 영토 전체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가자지구와 서안 지역을 말함)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난민 500만명도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수립해야 한다. 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별개의 독립국가로서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정신 세계에 공존이란 것은 없다.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팔레스타인이 존재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하고 싶어 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수립하고 이스라엘과 평화 속에 공존하는 것이다. 이게 지나친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매우 기본적인 권리다.
타메르=우선 이스라엘이 이 공격을 중단하기 바란다.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세우고 영토를 되찾고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 유엔 총회 결의는 이 모든 권리를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유엔 결의와 국제사회의 합의를 넘어서는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유엔 결의를 이행한다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공존할 수 있다.
-박사 과정을 마치고 가자지구로 돌아가면 무슨 일을 할 계획인가.
타메르=대학 교수를 할 것이다. 밖에서 경험을 쌓은 뒤 그것을 다시 팔레스타인에 쏟아 부을 것이다. 우리에겐 꿈이 있다. 보통의,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팔레스타인은 항상 고통 받았다. 다른 나라들처럼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회에서 살고 싶다.
마나르=나도 교수를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IT 분야가 발전하지 않았으므로 실험실이나 연구소를 열 생각이다. 우리가 유학을 떠나는 이유는 하나다. 언젠가 다시 팔레스타인에 돌아가 시민사회를 세우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영원히 지속되길 원하지 않는다. 유혈이 낭자한 광경을 매일같이 보고 싶지도 않다. 평화를 원한다. 이것을 멈추려면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공격이 계속되고 우리의 권리가 유보된다면 팔레스타인은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천=최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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