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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옴부즈만

[기고] 토종 OTT·레거시 미디어 ‘뭉쳐야 산다’

베트남 넷플릭스의 올 7월의 인기순위는 1위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포함해 <우리, 사랑했을까> <더킹: 영원의 군주> 등 10위권 내의 6개가 국내 콘텐츠다. 태국, 필리핀 등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이들의 해외 유통 플랫폼이 넷플릭스라는 점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재주는 국내 제작원이, 수익은 넷플릭스가 챙기는 것은 아닌가.  

 

방통위와 과기부 등이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정책에 고심 중이며 국내 사업자도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용자는 확대된 선택을 즐기며 넷플릭스든, 국내 OTT든 콘텐츠로 판단한다. 정책적으로 글로벌 OTT를 거부하거나 배척할 경우,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이를 시장에만 맡기는 것도 타당하지는 않다. 국내 사업자의 등장에도 경쟁력은 미약하며, 현 상황의 개선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올 5월 넷플릭스 이용자는 736만, 티빙 395만, 웨이브 394만명이다. 지난해 9월 대비 넷플릭스는 약 두 배 증가, 국내 OTT는 감소 혹은 유지로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국내 OTT의 경쟁력 강화가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전개다.  

 

OTT의 경쟁력은 콘텐츠다. 국내 이용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작주체는 지상파와 일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및 제작사 등일 것이다. 정서적으로도 글로벌 OTT보다 이들이 유리하다. 또한 대부분 OTT에 진출했다. 결국 국내 OTT의 경쟁력은 이들의 제작 장점을 OTT로 이전·확장하는 데 달렸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지상파 등은 각종 규제와 재원 등의 난관에 직면해 있다. 또한 OTT에 집중하기도, 콘텐츠 제휴나 협력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방통위 등이 K-OTT 지원정책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낡은 규제를 완화하고 OTT 시장으로의 제작 역량을 유도하며 새로운 제작환경 조성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사업자 간의 제휴나 협업의 견인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권역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어야 한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언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