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그리고 그와 연관된 뉴스들이 요즘 외신에서는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은신처를 습격해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미국 정부는 연일 ‘뉴스’를 생산하고 있고요, 미군의 작전이 수행된 파키스탄을 비롯한 아랍권의 움직임도 주요 관심사지요.
그런데 뉴스의 양이 늘어나고 관련 기사 수도 폭증하다보니 뉴스에서 오사마(Osama)와 오바마(Obama)를 혼동해서 발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요, 한 캐스터는 30초 동안 오사마와 오바마를 3번이나 헷갈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이 단지 이 여성 앵커만은 아닙니다. 아주 많은 수가 그렇게 했대요. (저도 라디오 출연때 한번 잘못 발음한적이 있어서 십분 이해합니다.)
콜럼비아 저널리즘 리뷰가 도대체 왜 이런 실수가 나오는지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출처: 콜롬비아 저널리즘 리뷰 블로그)
하지만 이런 분석은 뭔가 너무 단순하죠?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오사마 빈 라덴 (Osama bin Laden)의 이름의 알파벳 ‘b’입니다. 사람의 뇌는 매우 정교하게 발달돼 있어서 입으로 소리를 내기 전에 이미 단어를 생각해 놓는다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내가 ‘오사마 빈 라덴’을 말하고 싶으면 ‘오사마’라고 말할 때쯤 이미 머리 속에서는 ‘빈 라덴’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빈 라덴의 ‘b’가 ‘오사마’와 합쳐지면서 ‘오바마(O‘b’ama)’로 발음된다는 겁니다. 미리 뛰어 넘어 일찍 스펠링 하나를 끼워넣는 셈이죠. 발음하는 사람이 꼭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이름 전체를 발음하려고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기억 때문에 실수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실수. 출처:콜롬비아 저널리즘 리뷰 블로그)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말 실수를 할 때 아예 없는 단어로 실수하기 보다는 기존에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갖다 쓰기가 쉽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관련 뉴스가 계속 나올텐데 ‘오사마’와 ‘오바마’가 기자들과 아나운서들, 긴장 좀 시키겠네요.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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