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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종편 ‘황금채널’주면 유선시청료 뛴다

김준일 기자 anti@kyunghyang.com

ㆍ홈쇼핑 수익 줄어 채널이용료 급감
ㆍ업계 “5000 ~ 1만원
인상 불가피”

정부가 13일 물가 종합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검토 중인 ‘종편 황금채널 부여 방안’으로 시청자들의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행정지도를 통해 종합편성방송채널 사업자에 지상파 번호와 인접한 ‘황금채널’(5, 8, 10, 13번 등)을 배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장 발언대로 방통위가 황금채널을 종편에 배정하면 홈쇼핑 수익이 감소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내는 채널이용료도 줄어들어 케이블TV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10월 8일 서울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열린 'SMATV 특혜정책 철폐를 위한 규탄대회'에서 케이블TV 업계 관련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결국 방통위가 국민 세금으로 종편사업자인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친여보수언론에 수백억~수천억원의 특혜를 주는 셈이다.

13일 방통위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국내 SO업계의 홈쇼핑 송출수수료(채널이용료) 수익은 3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상승했다. SO업계의 2009년 당기순이익은 2835억원이었다.

만약 홈쇼핑이 채널 이용료를 내지 않을 경우 SO업계는 당장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총자본금이 3100억~4220억원인 종편이 자본금 규모의 채널이용료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편의 황금채널 배정 특혜는 홈쇼핑 수익감소-채널이용료 급감-케이블TV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말 기준 케이블TV를 시청 중인 가구는 1505만가구다. 만약 홈쇼핑이 채널이용료를 전혀 내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고 SO업계가 그만큼의 이익을 보전하려면 가구당 2만5000원가량의 수신료를 더 내야 한다.

유선방송회사의 한 관계자는 “종편 특혜가 현실화되면 채널 이용료 감소 규모를 봐야 하지만 회사가 이익을 내기 위해 최소 5000원에서 많게는 1만원 이상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월 국회에서 검토 예정인 KBS 수신료 1000원 인상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케이블TV 시청료 인상은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채널번호에는 여러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데다 시청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종편에 특혜로 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