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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특별기고]중국의 ‘언론자유 옥죄기’ 세계 확산 막자

 

중국 공산당은 18일 개막하는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임기를 5년 더 연장하고, 그가 주도하는 정책인 ‘중국의 꿈’(中國夢·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 통합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새로운 조타수’(마오쩌둥의 별명인 ‘위대한 조타수’에서 따온 시진핑의 별명)는 입헌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 시민사회 및 언론의 자유 등에 적대적 태도를 보여왔다. 2016년 국영 방송사 본사를 돌며 언론인에게 ‘당 선전’ 중계를 당부한 것만 봐도 언론에 대한 그의 태도를 알 수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은 176위를 기록했다. 수십명의 언론인과 블로거가 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 명령에 저항하다 구금됐고, ‘만리 방화벽(Great Firewall)’이라는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이 7억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중국 헌법 제35조에 명시된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무색할 정도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는 자유를 요구한 대가로 감옥에서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숨을 거둬야 했다.

 

중국 공산당의 뉴스와 정보 통제 목표는 자국 내에 그치지 않는다. 나아가 ‘세계 언론의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려 한다. 국영 신화통신 전 사장이자 현 공산당 중앙위원회 일원인 리충쥔(李從軍)은 2011년 발표한 전략에서 “서에서 동으로, 북에서 남으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정보가 흘러가는 시대착오적인 세계 질서를 뒤집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80년 유네스코의 권고를 인용, 세계 언론이 ‘사회 진보 촉진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진보란 ‘중국의 특성’을 확실히 반영함을 뜻한다.

 

2009년 중국 정부는 ‘미디어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미디어정상회의(WMS)를 개최했다. 신화통신이 전적으로 기획, 조직하고 자금을 댄 행사였다. 2014년에는 정부 주도로 세계인터넷대회(World Internet Conference)를 처음 열었다. 이어 올해, 중국 정부는 미디어 이슈를 담당하는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 차기 사무총장 자리를 얻고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이미 중국은 국경을 넘어 외부 미디어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전매대학(中國傳媒大學)은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힌두민족주의 정부와 손을 잡고 인도에 미디어 대학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아프리카, 중남미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인을 베이징에 초청, 그들만의 ‘비판정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들에는 경제적 압박을 통해 민감한 콘텐츠를 자체 검열하도록 강요해왔다.

 

중국 정부는 외신기자 취재비자 발급에 인색한 반면, 신화통신의 국제지부는 2020년까지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 여러 독재자들은 신화통신을 호평하고 있는데, 이는 신화통신이 내세우는 해당 국가 내 정책에 대한 ‘비간섭’ 방침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프랑스 TV5, 미국의소리(VOA), 영국 BBC 등 주요 국제 언론은 중국 내 고급 호텔을 제외하고는 접속이 불가능한 데 비해, 중국 관영매체 CGTN이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아랍어·러시아어로 100개국 이상에 송출하는 방송은 시청자 수가 8500만명에 달한다.

마침내 중국 정부는 자체 검열 및 감시 도구를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브라질에서 중국의 주요 검색엔진인 바이두(Baidu) 포르투갈어 버전이 부스카(Busca)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것이다. 당초 부스카는 중국과 관련된 예민한 콘텐츠를 차단했으나 사용자의 강력 항의에 따라 해당 검열을 해제했다. 더불어 중국은 대화 내용을 포함, 모든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한 자국의 비암호화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가 국제적으로 사용되도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저항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다시는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이런 움직임이 세계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중국이 우리를 변화시키기 전에 먼저 중국을 바꿔야 한다.

 

<크리스토퍼 들루아르 |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