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휴가 지난 오늘, 성년의 날이자 세계인의 날입니다.
인간이 20년 가까운 초년기를 벗어나 '어른'이 된다는 것...
당당하게 세계 사회의 한 시민으로 독립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리하여 옛날에도 관례나 계례 등의 성년식이 있었고,
나아가 어른들과 진지하게 어울릴 수 있는 시작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학생이든 취업생이든, 갓 스물이 된 청년이 잘 살기 위한
사회적인 기반이 충분해지기 위해서는, 기존 어른들의 노력은 물론
청년 스스로 현실을 잘 파악하여 대처해 나가는 길이 보여야 하는데...
분명히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른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과거와는 무엇을 잇고 무엇을 떼어내야 하는지, 지식이든 사람이든 알아야 하는 건 왜 이리 많은지요.
절로 고민이 되는 이야기들, 경향신문은 항시 이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싶습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사람들이 마음에 품은 섭섭함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동반자로...
매체와 수용자가 나누는 대화, 그 대화의 중심을 생각하겠습니다.
석간 경향
2010년 9월 16일 창간 제141호 성인판 Media.Khan.Kr (Noribang)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1면 : 사설, 다시 한 번, 섭섭함을 넘어서]
[사설] 안철수의 ‘현장 정치’, 야권 부활의 계기돼야
<민주당이 127개라는 거대 의석을 제대로 활용해 법 개정이나 제도 개선에 앞장설 수 있다면 안 의원의 도전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작금의 상황은 대선 5개월이 다 되도록 패배 책임론도 정리하지 못할 정도로 지리멸렬한 민주당이 자초한 것 아닌가.>
1) 신문 사설에서 <야권 부활>이라는 제목을 쓰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2) 민주당 의석인 127석이 '거대 의석'이라는 논지는 작년 총선 이래 심심찮게 제시되었습니다.
물론 10석도 얻지 못한 정당/무소속에 비해서는 틀림없이 거대한 존재이겠습니다만,
(큰 정부의 조직과 힘을 갖고 있는) 여당의 의석이 그보다 30석 가량 많다는 점과,
(경향신문을 포함한) 언론 매체가 민주당을 위한 현실적 대안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도 감안할 수 있겠지요.
3) 지난 140호에서도 간략하게 언급했습니다만, 이제 매체 차원에서 야당의 <패배 책임론>이라는
일단 상투적인 표현은 사용에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라는 것인지,
안철수 의원 측은 작년 이래 정치권에서 단지 '정수기' 역할만 했는가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의원도 궁극적 경계 대상은 여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균형잡기에는 가볍지 않을까요?
다시 한 번, 물을 것은 묻더라도, 좀 더 겸손하고 무게 있는 신문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4) 이어, 이번 사설에도 달린 reformer님의 댓글을 또 언급하게 됩니다.
물론 민주당이 지금까지 무기력하고, 여기에 언론의 탓만 할 수는 없지만....
부디 이런 댓글에도 신경을 쓰고, 비판의 초점이 무엇인가를 잘 살폈으면 합니다.
<안철수에게 무슨 족적이 있어 `광주정신`을 훈계하고 민주당을 변화시킬 새정치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새누리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견제에는 무성의한 안철수가 민주당에 쏟아붓는 발언들은 자기영역 차지 그 이상도 아니었다.
친노 매질과 비교해 안철수에 무비판적인 경향사설은 그래서 암담하다 못해 시류에 편승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5) 아울러, 이번 사설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그간의 사설 및 4번 항목의 댓글과 관련하여 괜찮은 <주간경향> 기사 두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2면 : 어휘 / 어법... 매양, 소소한 편집]
밀양 ‘송전탑 갈등’ 일촉즉발 위기… 4개면 ‘움막 농성장’ 르포
<단장면에서는 19일 오후 동화마을 을 방문한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을 만나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 붙여쓰기 : 동화마을을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정부 측이 제주 해군기지 문제나 밀양 송전탑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과거 부안 방패장이나 새만금 갈등 때와 별반 달라지고 나아진 게 없다”면서...>
* 표준 어휘 : 방폐장 (방사능 폐기물 보관 장소)
인천공항공사 사장 또 국토부 출신?…후보자 4명 중 3명이 국토부 관료
<이 관계자는 또 “4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인천공항 3단계가 올해부터 시작되는 만큼 도적적으로 흠이 있고,
항공·교통과 관계없는 인사는 사장 인선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 문맥 반영 : 도덕적으로
<서울·경기북부와 강원 영서북부는 아침 한때 산발적으로 비가 조금 오다 (공란)
낮부터 개겠다.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옅은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 On-Line 편집에서는 '비가 조금 오다'와 '낮부터 개겠다'를 한 문장으로 보이게 붙이면 좋겠습니다.
강욱순 “하늘이 미워요” SKT오픈 최종라운드 비에 취소 2위로 마감
<2라운드에 10언파를 몰아쳐 코스레코드를 세운 뒤 3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잃은 김창윤도 내심 섭섭했다.>
* 골프 어휘 : 10언더파(Under-Par)
<올해 3월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한 신아람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자 펜싱 에페 월드커에서 34위를 기록했고, 지난달 중국 쉬저우 그랑프리대회에서는 8위에 그쳤다.>
* 경기 대회 : 월드컵 (World Cup)
[3면 : 문맥 / 사실 관계... 조금 더 나가기]
[갑의 횡포 을의 눈물] “은행에 목줄 잡혔으니, 꺾기·고금리·접대든 하라는 대로 해야”
<지금 금융당국은 갑 노릇 하는 금융회사의 보호막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 금융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금융사의 보호막 구실을 하는가를 보완했으면 합니다.
물론 관련된 연쇄 기고문에서 그 내용을 대강 파악할 수 있지만, 기사 내부에서도 좀 더 확실한 예로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독자에게 더 개운한 느낌이 들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우는 1960년대 쥐잡기 운동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수컷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쥐잡기 운동 이후에 태어난 독자를 위해서는, '여우'와 '쥐잡기 운동'이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좀 더 설명했으면 합니다. 예컨대 <여우는 1960년대 쥐잡기 운동이 벌어질 때 덩달아 희생되며..>식으로요.
“도시 속 남다른 삶, 성미산 다큐 ‘춤추는 숲’에 담았어요”
<<춤추는 숲>은 3부작 중 2부에 해당해요. (중략)
앞으로 1·3부작 외 남녀노소 100인 합창단에 초점을 맞춘 특별판과 주민 후보를 내세운 지자체 선거에 비중을 둔 특별판도 완성하고 싶습니다.”>
=> 왜 기록영화 2부가 1/3부보다 우선해서 나왔는지도 명확히 질문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1부가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성미산 학교 개발 문제가 중간에 개입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여기에는 좀 더 분명한 답을 들었으면 어땠을지....
<그가 지난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290억원에 달한다.
고객이 2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비율도 99%에 이른다. >
=> [보험왕]의 선정 주체와 기준이 무엇인지 설명했으면 좀 더 효율적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입보험료'나 '계약 유지 비율'이 중요한 요소라 짐작할 수는 있어도, 기사에서는 조금만 더... ^^
스모그 주범 ‘초미세먼지 PM2.5’의 공습… KBS1 ‘시사기획 창’
<전문가들은 측정소가 북한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도심의 공기질과는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단기간 감축이 쉽지 않아 측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예보제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한다.>
=>
'단기간 감축이 쉽지 않아'의 주어인 '초미세먼지'를 생략하기보다는,
<초미세먼지는 단기간 감축이 쉽지 않아>라고 써 넣어 주었으면 어땠을까요?
<류제국은 2003년 플로리다에서 훈련하다가 장난 삼아 물수리를 맞혔고, 이 물수리가 죽는 바람에 팬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물수리는 멸종위기종으로 미국동물보호단체의 특별보호를 받고 있었다. 2006년까지 46승을 거둔 김진우는 2007년 중반 팀을 이탈했다. 음주 관련과 훈련 태도 불성실이 문제가 됐다. 이후 3년 넘게 방황이 이어졌고 2010시즌 8월 선수단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한 뒤에야 다시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 상기한 문단에서, 김진우 선수에 비해 류제국 선수의 야구 역정은 많이 생략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류 선수의 2003년에서 2013년까지의 삶도 포함되었다면, 둘을 좀 더 잘 비교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언론활동의 자유에 대해 가장 앞서 있는 법리는 기자의 악의성이 증명되지 않는 한(그것도 해당 기자가 아닌 악의적이라고 고소한 고발인) 기자의 저널리즘 공표는 언론자유의 영역으로 보호하는 데 있다.>
=> 괄호 안에 포함된 구절인 '그것도... 고발인'이 내부 문장과 좀 더 어울리는 방법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는 고발인의 성정이 좋지 않다는 것만 표현하는 것인지지,
아니면 고발인이 기자의 악의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것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운명은 지난해 12월18일에 이미 결정난 것일지도 모른다. 오호 애재라.>
=> 지난 대선 날짜는 작년 12월 19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날도 연관되었을 수는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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