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16일 MBC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확정한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와 면접을 치르는 최종 후보는 김재철 현 사장을 포함해 모두 3명이지만 김 사장이 차기 사장에 무난히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연임할 경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방문진은 지난 10일 MBC 사장 최종 후보로 김 사장과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정흥보 춘천MBC 사장을 선정했다. 방문진은 후보자들의 경영계획서를 검토한 뒤 인터뷰를 통해 사장 내정자를 결정하게 된다.
김 사장의 연임은 방문진이 김 사장을 최종 후보에 올리면서부터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김 사장은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달 14일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연임을 도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이 지난해 8월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 ‘4대강’ 편을 미리 보겠다며 방송 보류시켰을 때 이미 “연임을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는 비판이 나왔던 터다.
김 사장의 연임에 관해 MBC 여론은 부정적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지난달 김 사장 취임 1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63명 중 92.4%가 김 사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88.1%가 김 사장 취임 이후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 불공정해졌다고 말했고, 93.2%는 제작·실무상의 자율성이 위축됐다고 답했다.
이 같은 평가는 방문진이 밝힌 MBC 사장 선임 기준 중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사’ 항목에 배치되는 것이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연임하면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의 공정성 훼손, 일방적인 단협 해지 등 김 사장의 지난 1년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이 누적된 데다 당장 3월부터 본사 조직 개편과 지역 MBC 광역화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MBC는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부터 진주MBC와 창원MBC 등 지역 MBC 간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MBC 차기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정영하 당선자는 노보를 통해 “김 사장이 연임된다면 그 순간 이미 파업을 위한 임계점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사측의 즉흥 통치와 일방통행이 계속된다면 조직 개편·광역화 등의 사안은 파업을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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