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김 사장의 연임으로 본사 조직 개편과 지역 MBC 광역화, 비판적인 보도·시사 프로그램 축소 등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MBC를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전락시킬 것이 우려된다며 ‘끝장 투쟁’을 예고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16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회의실에서 MBC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 사장을 차기 MBC 대표이사로 선정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사장과 정흥보 춘천MBC 사장 등 2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치렀다.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던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은 이사회에 앞서 최종 면접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뜻을 방문진에 구두로 전달하고 후보에서 사퇴했다.
김 사장은 면접 후 실시된 이사회 투표에서 사장 선임 요건인 재적 이사 수(9명)의 과반수 찬성을 얻었다. 방문진 최창영 사무처장은 “김 사장은 5표, 정 후보는 3표를 얻었고 김 사장이 과반수를 얻어 개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에서 김 사장은 ‘PD수첩’ ‘광우병’ 편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PD수첩’ 방송에 문제가 있다는 확정 판결이 나올 경우 관련자들을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달 중 열리는 MBC 주주총회를 거쳐야 3년 임기의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지만 김 사장이 주총에서 낙마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C 노사 갈등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연임이라는 은전에 보답하기 위해 MBC를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소름끼치는 전망까지 나온다”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언론단체들도 일제히 비판을 가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김재철의 연임은 이명박 정부가 마지막까지 방송장악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영선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김재철 사장 연임으로 단협 해지, 국장책임제 및 비판 프로그램 폐지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자율성을 지키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MBC 구성원들의 투쟁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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