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와 수용자가 나누는 대화, 그 대화의 중심을 생각하겠습니다.
석간 경향
2010년 9월 16일 창간 184호 숫자판 Media.Khan.Kr (Noribang) 2013년 9월 9일 월요일
시각 장애인들이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정상인에 비해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만큼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얻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면,
꼭 당장의 순위권이 아니라도 다음에도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위에 나오는 육상 경기인 '마라톤'의 정규 거리는 42.195km입니다.
1908년 영국 런던에서 올림픽 대회가 열렸을 때, 영국 왕실에서 마라톤 경기의 관람 편의를 위해
거리를 이런 식으로 조정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이를 받아들인 것이 최초라고 하는군요.
이후에도 마라톤 거리는 이런저런 변동이 있다가, 1924년 파리 올림픽 때부터 현재의 길이로 굳어졌습니다.
이 42.195라는 숫자는 다섯 자리에다 각 자리의 숫자가 모두 달라서 그런지, 상식 문제로도 종종 출제되기도 합니다.
불란서 생택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어른들은 모든 걸 숫자로 환원한다고 불평하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실제로 어떤 것의 속성을 나타내는 데는 '숫자'라는 요소가 상당하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한국전쟁은 1950년에 발발했고, 오징어의 다리는 10개이며, 월척은 1척(약 30cm) 넘는 물고기라는 등등....
물론 숫자는 인문/자연적인 질서나 천연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왕 세상을 파악하는데 숫자가 유용하다면, 이를 잘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지요.
언론 매체나 학계에서 '통계'라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유독 숫자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오늘자 신문에서는 과연...?!
* 전반적으로 경향신문 20판과는 달리, 인터넷에서는 기사가 정상적으로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문법이나 어휘와 달리 십진법 체제에서 사용되는 아라비아 숫자는 0부터 9까지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세세히 본다고 해도 헷갈릴 위험이 있어 보이지만... 좀 더 살피면 좋아지리라 생각해 봅니다. ^^
100대 기업 중 9곳만 성장·분배 ‘균형’… 기업·노동자 동반성장 ‘먼 길’
<영업이익률 4.8%를 넘긴 204개 기업 중 노동소득분배율 1위는 LG CNS(81.1%), 2위 대교(80.1%), 3위 한화호텔&리조트(79%), 4위 대웅제약(75.5%), 5위 롯데리아(75.1%), 6위 에스원(74.4%), 7위 한전KPS(74.1%), 8위 SBS(73.1%), 9위는 농심(71%)이었다.>
=> 20판 신문에는 500대 기업 중 노동소득분배율 상위 20대 기업 중 '한화호텔&리조트'의 단순노동 소득분배율이
81.0으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인터넷판에서는 본문과 같이 도표에서도 '79%'로 수정되었습니다.
<KT의 단순노동소득분배율은 69.8%로, 통신업 평균(45%)보다 20%포인트 웃돌았다.>
=> 20판 신문에서는 30% 웃돌았다고 표기되었으나, 이 역시 인터넷판에서는 20%포인트로 수정되었습니다.
[수능 원서접수 분석] 영어B형 선택 비율 68%… 졸업생 응시자 대폭 줄어
<탐구영역은 지원자 63만5140명 중 사회탐구 지원자 36만8207명(58%), 과학탐구 지원자 25만966명(39.5%), 직업탐구 지원자 1만5967명(2.5%) 순이었다. 직업탐구는 작년 2만2383명보다 6403명(28.6%)이 줄어들어 2005년 선택형 수능 도입 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 기사에 따르면, 수능 직업탐구 지원자는 작년 22383명 - 올해 15967명 = 6416명이 됩니다. 그렇다면...?!
“미국엔 겁쟁이뿐”…시리아 아사드 일가, 서방 위협에도 평온
<아사드는 아버지처럼 인척들로 주요 요직을 채웠다. 동생 마헤르는 최정예 제4기갑사단 및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이고, 사촌인 문디르와 파와즈는 친정부 민병대 ‘샤비하’를 관리하고 있다. >
* '인척'은 혼인으로 인해 맺어진 친족입니다. 동생이나 사촌은 혼인보다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이지요.
그렇다면 요직에 앉은 이들은'친(인)척'으로 쓰면 더 적절할 듯합니다.
예컨대 이런 식이지요. <한겨레 9월 9일 보도 :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 사기 혐의로 구속>
<송영길 인천시장은 “도화구역에 정부지방합동청사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원도심 재창조지역으로 변모해 옛 인천대가 있었던 만큼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기사에 따르면, 송 시장의 언급은 '옛 인천대 시절과 비슷한 수준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만큼'은 있었던 시절만큼(의) 정도가 중의성을 벗어나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508은 푸조의 플래그십 모델로 최첨단 편의 시스템을 갖췄으며 높은 연비가 장점이다.>
* 플래그십(flagship) : 원래는 선단(배의 무리) 중 깃발을 꽂은 가장 중요한 배에서 유래된 표현이며,
현재는 가장 중요하고 고급스럽다는 - 최상위의 제품을 뜻한다고 합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왼쪽 사진)냐, 타고난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겸비한
라파엘 나달(스페인·오른쪽)이냐.>
* 20판 신문에서는 '라페엘'로 표기되었지만, 인터넷판에서는 수정되었습니다.
<김세영은 18번 홀에서 시작된 연장 1차전에서 서드 샷을 그린 에지에 떨군 반면, 유소연은 네번째 샷 만에 온그린했다.>
* 이왕 뒤에서 '네번째 샷'이라 쓰였으면, 앞에서도 '서드 (third) 샷'보다는 '세번째 샷' 표현이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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