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시리즈=====/Noribang의 석간 경향

30. '배달 민족'의 인정


유재하 - <사랑하기 때문에> (1987)



안녕하세요~ 간만에 인사드립니다.
11월 첫 주는 잘 보내고 계신지요?
날이 점점 건조해지는 느낌인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면접 시험을 치르면서,
시험관 분들의 질문과 농담을 잘 소화하지 못하고
너무 정직하게(?!) 대답을 한 것 같아서 조금은 울적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면서, 자신을 수양해야겠습니다.

평소 말할 때 포장을 잘 해야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20년 넘게 익은 행태라는 것이, 시골 할아버지처럼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융통성을 발휘하기 참 어렵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배달'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려고 합니다.

원래 <스마일경향>에 들어가면, 경향신문사의 전국 각지 지사/지국을 검색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일이 있는지 검색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곧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지사는 '위클리경향/레이디경향' 등 잡지를 취급하기도 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지역사이고,
지국은 시군구/읍면동 단위로 분포하는 작은 신문 보급소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방을 빌려 살고 있는 숙소에서는,
관악지국에서 신문이 배달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배달사고도 가끔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일은 점점 줄어들더군요.


처음에는 각 방에 해당되는 우편함에 신문을 꽂아넣었는데,
점차 그렇게 하는 것이 부담되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가지러 가 보면
신문들이 현관 앞에 쌓여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각 방에서 구독하는 신문의 종류가 각기 달라서
아침마다 다른 신문들은 어떤 기사를 썼나를 살펴봅니다.

한겨레의 이야기도, 중앙일보의 이야기도 
때로는 뜻하게, 때로는 뜻하지않게 접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소재를 찾기도 하지요.


경향신문의 경우, 공동 숙소로 네 부 정도가 배달오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운 상태로 전달되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 혹은 신문을 놓아두는 곳에
환영받지 않는 물질(?!)이 있을 때는 
신문이 달갑지 않은 상태로 - 구겨지거나, 찢어지고, 젖는 등
배달되어 놓여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혹은, 별지가 달려 나오는 날에는,
별지를 빠뜨리고 신문을 갖다주기도 해서,
별지를 찾기 위해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 보는 
우스운 일도 1년에 몇 번씩은 일어나고는 합니다.


이런 일이 잦으면 기분이 상하기 쉬운데,
새벽나절부터 이런 산골 숙소로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차 시동을 걸고 안개를 헤쳐 달려오는 분들을 생각해 보면,
말을 하는데 조심스러워지게 됩니다.


아울러 자신이 겪는 상황을 잘 알리고
배달받은 신문을 제대로 읽는 것이 
그 분의 수고에 좀 더 긍정적으로 답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대신, 배달 사고가 너무 자주 생기게 된다면,
그런 생각을 할 틈이 점점 줄어들 수도 있겠지요...)



앞으로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변화가 생긴다면,
SmartPhone 형식으로 기계에 신문을 받아서 읽는 것도 
간편성의 관점에서 늘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아침마다 깔끔한 종이에 찍힌 글자를
손으로 매만지며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을
과연 기계가 대처할 수 있는가는 연구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화면을 보면 눈이 아프다는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옛날에는 신문을 배달하던 분들이 수금을 하기도 했고,
실제로 <한겨레>의 경우 비교적 최근까지도 
사람이 직접 수금을 하러 다니던 기억이 나는군요.
지금이야 웬만한 곳은 지로 용지나 자동이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요.


배달온 신문 사이에 끼워져 오는 지로 용지...
한 달에 한 번, 은행에 가서 구독료를 납부하면서
과연 배달하는데 들이는 돈은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면....
구독자가 많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와는 달리
지방의 지국을 꾸려나간다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만약, 가정이나 특정 장소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분이 있다면,
가끔씩은 새벽나절의 그 분들을 위해 관심을 갖고,
감사의 편지와 선물이라도 놓아두는 건 어떨까요?
가을날의 아침에 더 반가워하고, 인간적인 기운을 얻고
배달 사고를 줄이는데도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Noribang. 신문이 2부 배달오던 날, 저녁을 닫고 새벽을 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