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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KBS새노조 집회 "나도 징계하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집회를 열고 2주 연속 결방된 <추적 60분> ‘4대강 편’의 방송과 조합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사측에 촉구했다.

 새노조 조합원 100여명은 21일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추적 60분> 방송쟁취 및 부당징계 철회 결의대회’를 열고 “<추적 60분> 불방과 조합원 징계 등 경영진의 폭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8일 방송 보류됐던 <추적 60분>이 22일까지 3주째 불방되면 엄청난 파장이 일 것이다. 사측이 이성을 찾기를 정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권오훈 새노조 정책실장은 “7월 총파업의 불법성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해야 할 일이고, 이사회도 조직개편안을 예정대로 의결했으므로 노조의 방해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며 “사측이 내세운 징계 사유는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KBS는 지난 7월 사내 총파업 주도, 조직개편과 관련한 KBS 이사회 방해, 노보를 통한 KBS 명예훼손 등의 책임을 물어 새노조 조합원 60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러나 새노조는 징계의 진짜 원인이 <추적 60분> 불방 사태와 관련한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새노조는 지난 14일 <추적 60분> ‘4대강 편’이 결방된 것은 청와대의 외압 때문이라며 KBS 정치부 기자의 내부 정보보고 문건을 근거 자료로 제시한 바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S본사 로비에서 언론노조원과 KBS노조원들이 <추적60분> ‘4대강 편’의 방영과 노조원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 김창길기자


 징계 대상자 60명은 인사위원회에 단체로 출석해 징계의 부당함을 항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사위원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노조는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징계처분 취소소송 등 법정 싸움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엄경철 새노조위원장은 “<추적 60분> 불방 원인으로 청와대를 거론했기 때문에 징계 수위가 높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사측과 끝까지 싸워서 KBS의 새 역사를 써나가겠다”고 말했다.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 조합원들은 ‘나도 징계하라’며 노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석 기자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왜 징계 대상에서 빠졌냐며 비징계자들이 나도 제발 징계해주면 안되는 거냐고 불퉁거리는 흐뭇한 정경. 나도나도 (징계하라)”라고 말했고 심인보 <추적60분> 기자도 트위터에 “징계 대상자 아닌 사람들 모여서 성명 한번 내면 어떨까요?”라고 썼다.

 외부 인사들의 새노조 지지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은 21일 블로그에 쓴 글에서 “KBS 조합원들의 ‘나도 징계하라’는 자기희생적 저항을 보면서 ‘희망’을 찾는다. 이들의 저항이 썩은 주류 언론판에서 소금이 되고 빛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가수 루시드폴은 지난 17일 트위터에 “언론노조 KBS본부를 지지합니다”라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