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8일 정연주 전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 전 사장이 지난 14일 KBS를 상대로 한 해임처분 무효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지 나흘만의 일이다.

KBS와 임직원 이모씨 등 10명은 “정 전 사장이 작성한 허위기사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날 정 전 사장과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KBS는 소장을 통해 “정 전 사장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올린 ‘KBS의 하나회인 수요회를 아시나요’ 기사는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등 10명은 오마이뉴스와 정 전 사장에서 1인당 1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KBS가 전격적으로 소송을 낸 배경에는 정 전 사장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최근 항소심 판결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 전 사장을 해임한 KBS가 불리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정 전 사장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정 전 사장이 오마이뉴스에 해당 기사를 게재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어서 3개월이나 지난 지금 갑자기 소송을 낼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2009년 11월 12일 해임처분무효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서울행정법원 법정을 나서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에 대해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지난해 10월 해당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소송에 대한 법률검토와 자료수집을 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소송이 해임 무효 판결과 시점이 겹치긴 했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008년 감사원은 부실경영과 인사 전횡, 사업 위법 등 책임을 물어 KBS에 정 전 사장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으며 KBS 이사회는 결의를 거쳐 해임했다. 이후 검찰은 “정 전 사장이 세무소송 중단으로 KBS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그를 기소했지만 1·2심 재판부는 모두 무죄판결을 내렸다. 정 전 사장은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모두 승소판결을 받았다.

김준일 기자 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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