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주, 창원MBC 합병 허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2500만 지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방송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스스로의 권위와 역할을 포기했다. 대부분의 지역민이 반대하는 진주-창원 MBC의 강제통폐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43년여의 역사를 가진 진주MBC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차관급인 현직 방통위 상임위원이 삭발로서 항의를 표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안건 상정이라도 막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최시중 위원장은 여대야소란 구조를 이용해 표결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달 말 김재철 씨의 사표소동이 벌어졌을 때 오늘 사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일개 방송사 사장이 청와대의 위세를 믿고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인사를 향해 서슴없이 협박과 압박을 일삼는 망동을 자행했을 때 방통위의 오늘 승인 결정은 이미 내려진 상태였던 것이다.
결국 김재철 씨의 사표소동은 오늘의 행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청와대와 한나라당, 방통위, 방문진 등과 사전에 짜고 친 희대의 사기극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다.
여당측 홍성규 부위원장은 김재철 사퇴파동과 진주-창원 통폐합 문제는 별개사안이라면서 해고자 신분의 수석부본부장을 노사협의회에 참석시킨 회사측의 아량을 칭찬하고도 모자라 방송사가 영화관 사업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까지 망언을 쏟아냈다.
또한 책임지지도 못할 광고총량제 유지를 언급하면서 미디어렙법 입법과 무관하게 합병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통신전문가임을 자청하는 신용섭위원은 콘텐츠가 왕인 시대에 네트워크에 얽매이지 말고 표결이라도 해서 승인을 결정하자고 노골적으로 회사 편을 들었다.
이 막장 드라마의 최종 연출자인 최시중은 숙려의 기간을 거치려 미뤘던 이 논의에서 야당측 상임위원의 돌출행동이 못내 서운했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합병심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이 추가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막장 드라마는 이제 끝났다. 김재철 씨가 김종국 사장과 함께 작성한 마지막 시나리오를 끝내는 일만 남았다. 3주 안에 회사의 정상화를 완료하겠다는 얘기까지 벌써 들리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정상화이며, 무엇을 위한 조직개편이란 말인가? 전리품을 챙기면서 조직의 건강성을 헤치고 파멸로 이끌어가려는 그들의 추악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구조조정은 결국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
노동조합의 투쟁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43년여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파묻어버린 방통위와 김재철 씨, 그 휘하의 경영진 앞에 다시 투쟁의 칼날을 세운다.
모순투성이가 되어버린 방통위의 합병 승인에 대한 법적, 정치적 투쟁은 물론이고 서부경남 지역민들의 강력한 투쟁 의지가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다.
스스로 무력화되었다고 인정한 방통위는 당장 합병 승인의 무효를 선언하고 해체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도, 찾아보지도 못한 한나라당은 이 모든 책임을 내년 총선을 통해 심판받게 될 것이다. 2500만 지역민의 엄중한 선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11년 8 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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