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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보+보도자료

[KBS]김인규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KBS 기자의 도청 연루 의혹에 관해 김인규 사장에게 공개 질의했습니다.



김인규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오늘 한 시사주간지가 국회 출입 기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국회 출입기자 가운데 83%가 ‘KBS가 도청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86%는 KBS의 행위가 '정당한 취재 행위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취재‧언론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른바 국회 취재를 담당하는 언론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취재를 나간 KBS 취재진은 ‘도청이나 하지 왜 여기 왔느냐?’는 비아냥을 서울 광화문에서,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전국 곳곳에서 듣고 있다. KBS 직원들은 사석에서 ’KBS가 도청했다면서?‘라는 질문을 노골적으로 받고 있다.

도청 의혹이 제기된 지 3주가 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KBS는 도청 사건의 범인으로 낙인찍히는 상황이다.





반대로 KBS 경영진에는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고 해명하려는 사람이 없다. ‘홍보실’ 명의로 시작한 회사 입장은 두 번째엔 ‘보도본부’로 축소되더니 세번째는 ‘보도국 정치부’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 ‘우리 직원, 우리 후배를 의심하는 거냐?’고 뒤로 빠지고 있다. 어쩌면 다음 수순은 의혹 당사자인 ‘해당 기자’에게 해명을 맡길지도 모를 상황이다.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비겁하다.

모든 국민과 언론들이 KBS를 의심하고 있는데,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만 쏙 빠져 있다. 억울한 누명을 썼다면 이런 태도를 취할 순 없다. 김인규 사장은 왜 뒤에 숨어있는가!

작금의 참담한 상황에 직면해 우리는 김인규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공개 질의서를 보낸다.

첫째,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김인규 사장은 “KBS 구성원 누구도 도청을 하지 않았다”,“KBS 구성원 누구도 녹취록을 한나라당에 건네준 적이 없다”라고 왜 직접 선언하지 못하는가?

둘째,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김인규 사장은 왜 당장 ‘민주당’과 ‘KBS를 도청 당사자로 지목한 언론들’을 상대로 민, 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가?

셋째, 경찰은 물론 민주당도 요구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의원 회의 녹취록 작성에 결정적 도움을 준 제3자를 왜 밝히지 않는가?

넷째, 이번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가령 도청이 아니더라도 KBS 구성원이 어떤 형태로든 법적 혹은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책임질 일을 한 적이 있는가?

다섯째, 사내외에 일고 있는 모든 의혹과 비난을 일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물론 이사회까지 포함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전사적으로 꾸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김 사장의 의견은 어떠한가?

KBS 본부는 위 5가지에 대해 김인규 사장에게 정중하고도 엄중하게 질의한다.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우리 직원, 후배를 믿어달라’는 강변으로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돌파할 수 없다.

김인규 사장은 단 한 가지라도 허투루 듣지 않길 바란다. 이번 도청 사건은 단순히 사장 자리 하나 왔다 갔다 하는 걸로 그칠 게 아니다. 향후 오랜 기간 동안 수신료 논의를 꺼낼 수조차 없는 것은 물론이며, 자칫 KBS의 존립마저 뒤흔들 수 있는 사안임을 김인규 사장은 명심하라!

김 사장은 더 이상 후배들 뒤에 숨지 마라!

 
2011년 7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