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후 9시 <뉴스데스크>가 40년 만에 오후 8시로 방송시간을 옮긴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15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오후 9시에 방송해온 평일 <뉴스데스크>를 다음달 5일부터 오후 8시로 앞당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김 사장이 MBC 구성원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뒤 통보했다고 한다.
노조는 16일 발행한 ‘비대위특보’에서 “<뉴스데스크>를 오후 8시로 옮길 경우 시청률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와 있다”며 “지금 MBC 뉴스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건 <뉴스데스크>가 극우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편파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은 <뉴스데스크>를 ‘9시 뉴스’로 부를 정도로 9시에 방송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그런 만큼 <뉴스데스크>의 방송 시간대를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면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김 사장은 이런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모든 합리적인 절차를 깡그리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MBC 보도국장과 편성국장도 15일 오후 갑자기 김 사장의 지시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용구 보도국장은 오전 편집회의에서 “평일 <뉴스데스크>를 오후 8시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각자 생각해 보라”고 얘기했다가 오후 회의에서 “8시로 옮기는 것으로 확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공지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노조는 황용구 보도국장이 “지난주 워크숍 저녁 식사자리에서 김 사장이 ‘시청자들의 뉴스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오후 8시로 옮기는 방안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길용 편성국장도 15일 이를 통보받아 3주 남짓의 시간 동안 새로운 편성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측은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은 뉴스 경쟁력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MBC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면 뉴스 시청률이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청률이 별로 오르지 않아 위기감이 높다”면서 “이럴 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뉴스 시청률이 오르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MBC는 지난 11일 사진 오보에 이어 16일 자막 사고를 내며 물의를 빚었다. MBC 정오뉴스는 16일 중국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식량 지원사업을 위해 돈을 기부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100만달러를 100달러로 표기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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