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정보+보도자료

[MBC 성명] 당장 징계의 칼날을 멈춰라

MBC 라디오국 PD들이 간부들의 밀실 개편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당장 징계의 칼날을 멈춰라!!


우려했던 일들이 기어코 벌어질 모양이다.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 소속 PD들은 지난 한 달여 동안  PD들을 배제한 밀실 개편과 파행 개편,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씨의 강제 하차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과 라디오본부 보직간부들은 평PD들의 정당한 주장을 철저히 묵살한 채 어떠한 합리적 설명이나 수습책도 내놓지 않더니 갑자기 징계의 칼날을 겨누기 시작했다.

지난 주 금요일,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은 보직 부장들을 통해 PD들이 본부장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한 것과 사무실에 ‘보직간부 사퇴하라’는 문구를 붙인 이유 등에 대해 경위서를 받을 것을 지시했다. 징계 절차를 밟겠다는 신호탄이다. 

우리는 그동안 끝없이 인내하는 자세로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시도해왔다.

특히, 1980년대 입사한 선배 PD들의 수습방안(파행 개편의 실무책임을 묻는 ‘최소한의 인사조치’)을 존중하겠다는 뜻도 여러 경로를 통해 경영진과 본부장에게 뜻을 전달했다.

그것은 프로그램의 파행을 막고자하는 PD로서의 열정과 조직 붕괴만은 막고자 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충정에서 비롯된 고심 끝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라디오본부장은 PD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PD들에게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는 말만 반복하더니 선배 PD들이 막상 수습방안을 내놓자 “보직부장들의 사퇴는 나에 대한 배신”이란 식의 협박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

MBC 라디오를 대표하고 있다는 본부장의 수준이 과연
이 정도인가? 현재 라디오본부에서는 평PD 징계 문제를 놓고 본부장이 빈번하게 10층을 들락거리고, 법무노무부 관계자가 찾아오는 등 공포정치의 암운이 점점 드리워지고 있다.  

우리는 수차례 성명서를 통해 MBC 라디오의 경쟁력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경영진과 보직간부들이 계속해서 PD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징계 절차를 밟는다면 우리의 선·후배 동료 PD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조직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

평PD 몇 명을 징계해서 동료 PD들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회사와 보직간부들에게 다음과 같이 마지막으로 요구한다. 더 이상 요구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모든 건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1. 당장 징계의 칼날을 멈춰라. 작금의 사태에 대한 책임은 본부장을 비롯한 보직간부들에게 있다는 것이 라디오본부 PD들의 전체 의견이다. 회사가 굳이 징계를 하겠다면 그 대상은 평PD가 아니라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본부장 및 보직간부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2. 경영진은 라디오본부 PD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마련한 수습방안, ‘파행 개편의 실무책임을 묻는 인사조치안’을 즉각 수용하라. 그것이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11년  5월 16일

MBC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