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인, 포스트잇 미디어 “작업에 몰두하던 소년은/ 스크린도어 위의 시를 읽을 시간도/ 달려오는 열차를 피할 시간도 없었네.” 심보선 시인이 구의역에 붙인 ‘갈색 가방이 있던 역’이라는 시자보는 이렇게 시작된다. 열아홉 살 청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시인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업에 몰두하던 소년’이라는 세 음절을 읽는 순간 왈칵 눈물이 흐른다. 눈물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시자보가 공유된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 보도되고 이 뉴스는 다시 링크를 타고 확산된다. 너무나 슬퍼서 슬픔조차 느낄 수 없었던 시간을 그린 그의 대표작 ‘슬픔이 없는 십오초’가 순식간에 전이된다. 공간의 경계도 시간의 경계도 무너진다. 동시에 미디어의 경계도 무너진다. 두 개의 질문이 떠오른다. 인기 있는 중.. 더보기 이전 1 ··· 304 305 306 307 308 309 310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