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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MBC 김재철 사장 취임 후 공정성 상실”


ㆍ노조 조합원 88%, 뉴스·시사보도에 우려
ㆍ제작·실무 자율성은 93%가 “위축됐다”

MBC노조 조합원의 88%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자사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조합원 663명을 대상으로 김 사장 취임 1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MBC노조에 따르면 응답자의 38.6%가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이 매우 불공정해졌다’, 49.5%가 ‘다소 불공정해졌다’고 말해 김 사장 취임 이전보다 불공정해졌다는 응답이 88.1%에 달했다.

조합원들은 공정성 후퇴의 양태가 ‘친정부 보도를 늘렸다(30.9%)’는 것보다는 ‘사회갈등과 현안을 외면(52.1%)’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부가 불편해할 사안은 아예 다루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이 취임한 후 제작·실무상의 자율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3.2%가 ‘위축됐다’고 말했으며, 프로그램 폐지·신설 등 개편에 대한 평가에서도 87.5%가 ‘적절치 못했다’고 답했다. 김 사장이 공영방송 수장으로 제 역할을 했는지 수우미양가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60.7%가 ‘가’, 27.6%가 ‘양’이라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92.4%가 김 사장의 연임에 반대했다.

MBC노조는 “지난 1년 사이 보도국은 ‘좋은 뉴스를 함께 고민하는 곳’에서 ‘시청률 그래프를 간부들만 고민하는 곳’으로 바뀌었다”며 “시청률을 방패 삼아 정권에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게 우리 뉴스의 현주소”라고 밝혔다. 일례로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은 3일 동안 45개의 관련 기사가 생산됐지만, 부실 대처로 정부가 비난을 사고 있는 구제역 관련 뉴스는 50여일간 20개에 그쳤다.

MBC노조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지만 분명한 건 경영진과 수뇌부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MBC뉴스는 죽는다”고 지적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