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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뉴스

기후변화에 대한 폭스뉴스의 입장은 '보도지침'으로 확인

미국 폭스뉴스사는 기자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한 보도를 할 때 회사의 입장에 맞춰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꼭 반영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 가디언이 입수한 e메일을 통해밝혀진 것인데요.





 
15일 가디언에 따르면, 언론감시단체 ‘미디어 문제(Media Matters)’가 입수한 폭스뉴스 워싱턴지국장 빌 새먼의 이메일에는 2000∼2009년 기간 여름 기온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과학보도를 내보낼 때 보도 시작 15분 이내에 기후변화 회의론에 시간을 할애하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이메일 보도지침’은 지난해 12월 8일자로 발송됐는데 이 때는 약 200개국 지도자들이 코펜하겐에 모여 기후변화 대처방안을 협의하고 있었습니다.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론적 의견이 급부상했었는데요. 코펜하겐 회의에서 얻어낸 것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이견차만 확인했다는 것이었죠.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대처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이 시급한 데 미국과 같은 국가의 공화당 의원들은 환경을 위한 지출(예산)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친기업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고요. 그래서 이 의원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가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론적 주장이지요. 폭스뉴스의 입장이 곧 미국의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입장과 맞닿아 있죠)


이메일에는 "기후변화론이 거기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바로 즉시’ 알리지 않은 채 어떤 특정 기간에 지구가 따뜻해졌다(또는 추워졌다)고 확정하는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이어 "이처럼 격렬하게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안을 사실로 확정하는 것은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주 초 새먼이 건강 관련 보도에 대해 직원들에게 보낸 또 다른 이메일을 공개했던 ‘미디어 문제’는 이번 새먼 지국장의 기후변화 ‘보도지침’은 폭스뉴스의 편향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구요.

이 단체는 또 폭스뉴스가 기후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무가치한 것으로 폄하하려 했고 기후변화에 의문을 갖는 몇몇 소수를 편드는 쪽으로 왜곡보도를 시도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부/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