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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뉴스

뉴욕타임스도 간첩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공개한 뒤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 내에서도 정치인들의 위키리크스에 대한 비난 발언이 거세지고 있고,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문건을 함께 공개한 뉴욕타임스에 대한 공격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위키리크스와 거래를 맺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관계를 청산하면서 인터넷에서의 언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장 먼저 아마존 닷컴이 위키리크스의 서버 제공을 중단했고, 도메인 업체인 에브리 DNS가 도메인 서비스를 중단했고요. 이어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이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금 계좌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비자카드와 마스터 가드가 위키리크스의 자금 거래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위키리크스의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위키리크스는 이에 맞대응해서 서버를 옮기고 도메인을 다양화하고 있고, 위키리크스의 지지자들은 페이팔과 마스터 카드 등에 해커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공격 대 방어, 또는 반격 등 정보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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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기업들이 위키리크스처럼 논란을 불러 일으킬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에 대한 서비스 제공 관계를 청산한 선례가 앞으로 인터넷 언론의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 의회에서는 군과 정보기관을 위해 일하는 정보원들의 실명을 온라인상에서 공개하는 것을 불법화하는 등 고발 웹사이트를 일정 부분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미국 법에 있는 쉴드(방패 shield) 법인데, 이를 개정해 정보원의 인적 사항이 나오면 처벌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법이 개정되도 당장은 위키리크스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 따라서죠. 그러나 향후 인터넷 언론이나 언론들이 정보기관에 대한 보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공화당의 리버먼 의원은 "위키리크스가 간첩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한다"며 "내 생각에 뉴욕타임스가 최소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며 범죄 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시민단체 활동가인 마샤 호프먼 변호사는 "우리는 위키리크스를 상대로 한 심각한 반발을 예상하고 있으며 그것은 결과적으로 다른 많은 문제들에도 영향을 미치게될 것"이라며 "그것은 언론사들과 온라인상에서 보도하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실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NPR방송의 전 뉴스 담당 부사장 제프리 드보킨은 어산지가 "유아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행동했다면서도 "우리 모두에게 있어 더 크고 즉각적인 위험은 의회나 정부들, 또는 소송을 당할까 우려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과잉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위키리크스와 관계를 청산한 업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위키리크스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이며 정부를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힌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 것은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르도조 법학대학원의 수전 크로퍼드 교수는 인터넷 언론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기업들의 경우 스스로에게 정보 전파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로퍼드는 "그들은 권력자로부터의 전화 한 통만으로 아주 쉽게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에게는 위키리크스에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따른 긍정적인 측면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본질적인 특성상 이제 인터넷상에서 정보의 확산을 막는 것은 결과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수백여개 사이트들이 위키리크스 홈페이지가 폐쇄된 이후에도 관련 내용을 나르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효과(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억제하려고 하면 더 퍼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8일 현재 1000여개의 위키리크스 복사 사이트(미러 사이트)가 개설됐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인터넷매체 위키리크스의 외교기밀 문서 폭로의 파장을 막으려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언론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지원하고 확장하는" 노력을 내세워 내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 행사를 워싱턴에서 주최한다고 밝혔습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21세기 매체: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장벽’을 주제로 내년 5월1-3일 열린다고 발표하고 "미국은 기술과 혁신을 외교및 개발 노력의 최전선에 둔다"고 말했는데요.

크롤리 대변인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권 행사들에 때때로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매체 덕분에 전 세계 시민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세계 사건들에 대해 의견을 나타내고,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국제부/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