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간부급 PD들도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KBS에서 간부급 직원이 집단으로 성명을 내고 경영진 사퇴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KBS 새노조는 3일 “드라마·다큐·교양국 등에서 팀장 보직을 맡고 있는 PD 25명이 성명서를 내고 노조 파업에 지지 의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간부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파업 후 경영진은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한 어떠한 전향적인 대책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책임지는 모습 대신 진정성 없는 호소문 시리즈와 온갖 경로를 통해 가하는 징계와 독촉, 압박, 엄포가 전부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더 나은 KBS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징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경영진의 통 큰 결단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또 “특히 괴로웠던 것은 매일 후배들의 등급을 매기고 동태를 파악해, 그들의 월급을 깎고 징계위에 회부할 근거를 우리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껏 버텨온 것은 경영진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로 파업 29일째를 맞은 KBS는 이번 주부터 주요 예능프로그램의 파행 방송이 예상된다. 새노조는 “이번 주말부터 인기 예능프로그램도 결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서수민 PD가 지난달 6일 파업 첫날부터 참여하고 있지만 국장급 간부 등이 대신 맡아 예정대로 방송이 나오고 있다. ‘1박2일’ ‘남자의 자격’ 담당 PD 등도 파업 중이었지만 전파를 타왔다.
새노조 관계자는 “이번 주말부터 ‘1박2일’은 물론 ‘남자의 자격’도 방송되지 못할 것”이라며 “담당 PD들이 제작을 마친 촬영 필름을 편집하지도 않았고 사측에 전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노조는 현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밝히기 위한 ‘MB정부 KBS 장악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새노조는 “민간인 불법 사찰 문건을 토대로 KBS 간부 중 누가 사찰에 동조했는지 등을 파헤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또 “김인규 사장을 지지하기 위한 사조직 ‘수요회’의 결성 과정과 역할,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는 없었는지 등을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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