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4·11 총선 당일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투·개표 특별방송을 오후 6시 이후에 시작한다. KBS는 당일 오후 5시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SBS는 오후 4시에 할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조는 “28일 총선 당일 개표방송을 결정하는 임원회의에서 일부 임원들이 ‘(방송을 일찍 시작해) 투표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투표율이 높을 경우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은 29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총선 당일) 오후 6시부터 선거방송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MBC가 (왜) 투표를 독려해야 하느냐. 오후 4시부터 선거방송을 하는 것은 시청자 눈길을 끌기 위한 ‘예열’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파업 중이라 어차피 정상 방송이 안된다. 비용이 많이 드는 개표 전 방송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성권은 (사측이)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는 그러나 “공영방송으로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김재철 사장이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은 오후 4~6시 시간대에 투표방송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주관한 임원회의에서 ‘투표 방송은 위험하다’고 했다. 유명 스타들이 스마트폰으로 투표 중요성을 알리면 젊은층이 나서 야당 득표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앞서 여당 측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28일 이사회가 끝난 뒤 “젊은층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투표를 많이 하는데 그 시간 동안 선거방송을 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지금까지 MBC는 물론 지상파 3사가 예외없이 해온 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을 낮추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MBC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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