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뉴스

KBS 홍기호 PD "온 국민과 함께 언론자유 되찾을 것"

서울 여의도 광장에 늘어선 80개의 4~6인용 텐트가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있다. 파업 중인 KBS와 MBC가 “방송독립과 언론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희망캠프’다.

 

 

KBS 새노조 홍기호 다큐멘터리국 PD(42·사진)는 ‘희망캠프’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그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1총선 이후 투쟁 방향을 국민과 24시간 소통하는 공영방송으로 잡았다. 편파·왜곡보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니만큼 언론자유 역시 온 국민이 함께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PD가 ‘희망캠프’를 떠올린 것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KBS 스페셜 <월가, 분노가 점령하다> 프로그램을 취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전 세계의 자본과 권력이 1%에 집중되면서 사회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언론 자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권력과 결탁한 1% 언론인이 공공성이 강한 KBS, MBC, YTN, 연합뉴스를 장악했다”며 “ ‘낙하산’ 사장과 측근 간부들을 퇴출시키고 99% 대다수 언론인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캠프를 열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노숙투쟁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자칫 내부 역량을 소모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열린 장소에서 열린 마음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자신들의 투쟁이 희망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홍 PD는 “낙하산 사장 퇴진은 언론사 내부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온 국민이 사회적 공감대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희망캠프는 MBC 노조와도 함께하고 있다. 각각 40여동씩 텐트를 치고 하루 2교대(오전 9시~오후5시, 오후 5시~오전 9시)로 여의도를 지키고 있다. 매일 밤 문화제도 연다. 특히 주말인 오는 12~13일에는 언론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KBS·MBC 방송대학’을 개최한다.

 

 

그는 “가족과 친구, 연인과 매일 언제라도 여의도를 찾으면 된다. 함께 텐트에서 밤샘 토론을 해도 좋다. 파업이 승리하는 날까지 희망캠프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