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46·사진)은 10일 “방송사 파업을 방관하고 있는 방통위를 해체하고 무지한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방통위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시중 전 위원장(구속)이 방통위를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로 만들었다면 이 위원장은 존재감 없는 ‘먼지’ 취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방통위는 지금까지 방송사 파업과 관련해 단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간담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임위원 5명이 모여 공영방송 파업과 관련해 의견을 청취하자는 데도 안된다고 한다”며 “정당한 이유도 없고 합당한 논리도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이 무식하고 무지해서 방송사 파업을 모른다고 했는데 모르면 귀를 열어 듣고 판단하면 된다. 일하기 싫고 고민하기 싫으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방통위가 공영방송 파업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상임위원 동시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가 파업 사태를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나도) 사표를 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MBC 파업사태에 대해 “우선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우 이사장부터 방통위 전체 회의에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방문진이 제 역할을 못하는 만큼 방통위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MBC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의 추천으로 임명된다. 총 9명의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한다.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방통위가 파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그는 “방문진이 계속 책임을 회피한다면 방통위는 김재우 이사장을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 “최고 권력에 기생하는 김 사장은 몰상식하고 역량이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건드리면 다 망가뜨리겠다며 조직을 통폐합하고 구성원을 무더기 해고·중징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네 양아치들도 조직을 위해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는 의리가 있다. 아무리 보수 우파라도 김 사장을 손가락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 명의로 검찰과 법무부에 김재철 사장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무용가 정모씨에게 회사 협찬금 등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양 위원은 “방송사 낙하산 사장들의 악행이 국민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무한도전> <1박2일>을 MBC 김재철·KBS 김인규 사장 때문에 볼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시청권이 침해되고 시청자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몰상식한 인물들이 주요 공직을 장악할 때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망가지는 것을 보지 않았나. 지배구조 개선에 앞서 낙하산 사장부터 해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정유미 기자·사진 이상훈 선임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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