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5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노조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사진)을 해고했다. 최일구·김세용 앵커와 김민식 노조 부위원장에게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또 지난달 보직을 사퇴한 정형일 전 보도국 문화과학부장, 한정우 국제부장, 민병우 사회1부장, 김정근 아나운서도 정직 2개월을 받았다.
김재철 MBC 사장은 이날 오후 임원회의를 열고 징계위원회 결정을 승인했다. 징계 사유는 ‘회사 질서 문란’이다. 앞서 MBC는 지난달 29일 박성호 기자협회장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에 대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해직은 예상했던 일이다. 앞으로도 무자비한 해고의 칼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하지만 그럴수록 공정보도를 향한 진실의 횃불은 불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오경훈 책임 프로듀서를 포함해 부국장 2명과 부장 10명은 이날 보직 사퇴를 결의했다. 이들은 “우리가 MBC의 보직간부로서 역할을 계속했던 것은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서였지 김 사장과 그가 만들어놓은 회사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시점에서 보직간부의 역할을 계속하는 것에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다. 평사원으로 돌아가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예능국은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MBC 예능국 부장급 이상 간부 6명은 이날 보직 사퇴를 전제로 총파업 관련 호소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사장은 노조와 즉각적인 대화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우리의 절박하고 간절한 충정이 외면당한다면 예능 보직 PD들은 제작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MBC 보도국 기자 166명은 지난 4일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와 양동암 영상기자회장 중징계에 반발해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 또 18개 지역 MBC 노조도 파업동참을 위한 찬반 투표를 6일부터 8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파행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무한도전> <우리들의 일밤> <웃고 또 웃고> 등 자체 제작 예능프로그램은 4~5주째 결방되고 있다. 사측은 재방송과 특별 프로그램으로 긴급 편성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같은 시간대 최하위로 추락한 상태다.
그러나 사측은 한발짝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더기 중징계와 함께 프리랜서 계약직 앵커 모집공고를 내는 등 대체 인력 채용과 손해배상 청구로 압박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불법파업으로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면서 “파업 참여자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과 함께 원칙에 따라 징계를 내린다는 회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50년 MBC 역사상 최초로 앵커마저 외부 인력으로 메우겠다고 나섰다. 파업 중 대체인력 투입은 엄연한 불법이므로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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