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는 “6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5일 밝혔다. YTN 노조도 오는 8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MBC에 이어 KBS, YTN 3개 방송사가 동시에 파업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KBS 새노조는 “이미 제작거부를 시작한 기자를 비롯해 PD와 엔지니어 등이 6일 오전 5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김인규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 남철우 홍보국장은 “KBS 기자협회가 2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 데 이어 6일부터는 예능과 드라마 PD까지 파업에 동참한다. 공정보도를 위해 기필코 공영방송의 제자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KBS 파업으로 보도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도 파행 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KBS2 TV의 <개그콘서트>와 <1박2일> 등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 문제다. <개그콘서트>는 파업 다음날인 7일 방송 녹화가 예정돼 있다. <1박2일>은 9일 촬영 일정이 잡혀 있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예능국과 드라마국도 파업에 동참하는 만큼 정상 방송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개그콘서트>는 간부급을 긴급 투입해 제작한다는 얘기가 있고, <1박2일>은 기존 녹화분으로 이달 말까지 방송을 내보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는 외주 제작비율이 70%에 달하는 데다 한 달 방송분량을 사전 제작하는 특성상 파업 여파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KBS 측은 그러나 “방송 차질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는 기자들의 제작거부에도 불구하고 비조합원과 간부급 기자를 투입하고 지역본부 뉴스를 중심으로 제작 중이다.
KBS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한 달 이상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파업 참가자는 원칙에 따라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최근 회사가 단행한 ‘노조 집행부 징계’와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 때문이다. 지난 1일 회사 측은 2010년 7월 파업 책임을 물어 KBS 새노조 집행부 13명을 중징계했다.
그러나 노조는 “당시 파업은 임금 및 단체협상 체결을 위한 합법파업으로 법원 판결까지 났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또 신임 이 보도본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 본부장은 2010년 보도제작국장 재직 당시 친분이 있던 박재완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논문 이중게재 보도 누락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1970~1980년대 초 입사한 6~15기 KBS PD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KBS를 다시 바로 세우는 대장정의 첫 단추는 김인규씨 퇴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 특보 출신이 KBS 수장이 된 후 KBS에는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뉴스와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일방적으로 정권을 홍보하는 관제 프로그램들이 넘쳐났다”고 말했다.
YTN 노조는 이날 “사장 연임 저지와 해직자 복직을 위해 8일부터 3일간 1단계 파업에 들어간다”면서 “추가적인 투쟁 계획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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