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결국 방통위가 나서야 하나 -10월 2일 경향신문 지면기사입니다- 이런 경우를 한번 상상해보자. 나는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이다. 나름 똑똑한 연구자들을 모아 교과서 집필을 시작했다. 그런데 말을 안 듣는 이들을 중간에 내쫓다보니 완성품이 영 시원찮다. 그래도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전문가에게 심사를 부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들에게 차마 읽힐 수 없을 지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분 나쁘다. 성적표를 마음대로 수정했다. 싫은 소리는 빼고 칭찬을 몇 개 새로 넣었다. 내 기분은 나아졌는데, 심사자는 화를 낸다. 서명하지 못하겠단다. 그냥 집어치우기로 했다. 외부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우기면서, 엉터리 교과서를 아무 손질도 없이 전국의 고등학교에 뿌리기로 했다. 학생들이 엉뚱한 내용을 배워 바보가 돼도 할 수 없다.. 더보기 이전 1 ··· 199 200 201 202 203 204 205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