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함께 사라져야 할 사람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는 선고가 내려지던 시각, 종합병원 대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화면을 응시하던 수십 명의 환자, 보호자,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일제히 짧은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언뜻 돌아봤지만 낙담하거나 한탄하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80% 정도의 국민이 탄핵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의 결과와 피부로 느끼는 주위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사람들은 왜 박수를 쳤을까? 신념, 공포, 희망, 분노의 감정은 추상적이어서 사람들은 이를 형상화하려는 욕구를 갖는다. 그 결과물은 토템이 되기도 하고 부적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그 감정을 특정 인물에 투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누군가는 마녀가 되지만, 실상 더 중요한 것은 .. 더보기 이전 1 ··· 254 255 256 257 258 259 260 ··· 3002 다음